“한우 키울수록 손해” 영암 80여 한우농가 상경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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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한우 키울수록 손해” 영암 80여 한우농가 상경 투쟁

생산비40%↑ 가격은 하락
버스 3대 대절 시위 참여
한우산업지원법 제정 요구

전국한우협회 영암군지부 회원들이 지난 3일 상경 집회 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치솟는 한우 생산비 대비 한우 도매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한우 농가들의 경영난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한우 농가 지원을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킨 한우법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되면서 영암한우협회를 비롯한 전국한우협회는 상경 투쟁에 나섰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3일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앞에서 한우법 제정을 위한 상경투쟁을 실시했다.

전남에서는 1천200여명이 참여했고, 한우협회 영암군지부에서는 한지용 회장을 비롯해 80여명의 한우농가가 버스 3대를 빌려 상경해 한우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 등을 촉구했다.

통계청의 ‘2023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비육우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1021만원인 반면 판매 소득은 878만원에 그쳤다.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폭등한 생산비 대비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해 소 1두 출마마다 약 230만원 이상의 적자가 누적되는 절망적인 상황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며 “후손에게 안정된 한우산업을 물려주고 활기찬 농업농촌을 가꿀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협회는 한우가격 하락세에는 지난해 정부가 수입육 10만t을 무관세로 수입해 시중에 판매되는 소고기 중 수입육 비율이 70%까지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사룟값은 2019년 약 311만원에서 지난해 437만원으로 40% 이상 오르면서 농가들은 사룟값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들이 아스팔트로 나선 결정적인 이유는 한우농가 지원을 위해 정부가 5년마다 한우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세우고 한우 농가에 도축 및 출하 장려금과 경영개선자금 등을 지원할 수 있게 한 한우법이 마련돼 지난 5월 28일 여야 합의에 걸쳐 국회 본회의에 통과됐으나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기 때문이다.

협회는 집회에서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한우 농가 지원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어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 한우암소 2만두를 긴급 격리하고 사룟값 즉시 인하, 사료 구매자금 상환기간 2년 연장 및 분할 상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을 요구했다.

전국한우협회 영암군지부 관계자는 “생산비 부담에 폐업 걱정하는 농가들이 매일 같이 늘어나는 마당에 정부에서는 한우 농가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인 한우법도 폐기시켜버렸다”며 “주변 농가들이 무너져 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키워드 : 전국한우협회 | 한우법 | 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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