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개시한 영암군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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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개시한 영암군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영암군의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가 지난 8월 19일 진료를 시작했다 한다.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는 영암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해 개설한 군민편의시책이다. 고향사랑기금사업으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1명을 채용해 월·수·금요일은 삼호보건지소, 화·목요일은 영암군보건소에서 각각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 0~18세의 소아 및 청소년을 진료한다는 것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지난 2000년 개설돼 2004년까지 진료를 했던 영암지역의 마지막 소아과가 문을 닫은 이후 무려 20년 만에 다시 개설된 것이어서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 영암군의 설명이다.

영암군보건소가 낸 자료를 보면 2024년 7월 현재 영암지역의 0~18세 소아 및 청소년은 모두 6천23명으로 전체 인구(5만1천798명)의 11.6%에 달하고 있지만, 이들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책임질 전문의나 병원이 없는 상태였다. 소아청소년들이 전문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인근 목포나 광주까지 가야 해 그간 불편과 불만을 제기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더 나아가 지역소멸을 가속하는 열악한 정주여건 중 하나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는 것이 영암군보건소의 지적이다. 이에 고향사랑기금사업으로 소아청소년과 신설에서 나서 임상경험이 풍부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명과 간호사 1명을 채용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사실 ‘저출산’과 ‘저수가’ 등으로 전문의는커녕 전공의 확보조차 힘든 소아청소년과가 의료사각지대인 영암군에서 진료를 개시한 것 자체가 획기적이다. 영암군보건소는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기금을 마련해놓았음에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전문 의료인들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에 꾸준히 구인 안내서를 올려도 지원자는 없었고, 심지어는 광주 목포 무안 나주 등지의 아동병원에 주 2~3일 진료해 줄 의료진을 요청해도 ‘불가’ 통보만 돌아왔다고 한다. 이에 굴하지 않고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문의와 간호사를 초빙해 올 수 있었다니 가상한 일이다.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는 앞으로 영암지역 소아청소년의 마을 주치의 역할을 담당하고, 영·유아 건강검진도 진행한다고 한다. 추가 검사 또는 진료가 필요할 경우 업무협약을 맺은 남악아동병원 등 4개 지역의료기관들이 의료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니 든든한 일이다. 다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요되는 막대한 인건비는 결코 아깝지 않으나, 과연 얼마나 지속될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군 단위 지자체 보건소의 노력만으론 지속하기 어려운 의료시책인 점에서 마음 한편 답답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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