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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국화축제가 열린다. 영암지역의 국화축제는 월출산 기찬랜드 일원에서 열리는데 축제장 입구에 도착하니 바위들이 우뚝 선 월출산 아래 서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웅장해졌다.
2024년 축제 주제는 ‘국화의 빛으로, 가을을 밝혀라!’로, 동화 속 정원을 재현한 듯한 아치 터널, 거대한 용, 영암 남생이 등 인기 있는 캐릭터들이 마음을 밝혀주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국화로 만들어져 신기하고 아름답고 귀엽기도 했다.
축제장 입구부터 국화로 꾸며진 월출산 구름다리는 규모가 엄청났고, 최지몽 천문학자 첨성대,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처럼 큰 조형물들이 많았다. 거대한 국화 정원 안에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구석구석 포토존들이 있었는데,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저기 꽃밭들 사이에 지역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역사와 문화 존’을 설치하여 몰랐던 지역의 스토리도 알게 되었다. 지역 농업의 역사를 표현한 국화 모형과 민속적 색채를 담은 전통 국화 문양 전시물이 인상적이었다.
축제장 중앙의 특별 전시 공간에서는 국화 분재와 희귀 품종을 전시해서 영암군에서 재배된 국화 외에도 국내외 희귀 품종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기회가 되었다. 국화의 품종별 특성과 재배 과정에 대한 정보, 국화 재배 전문가의 강연 및 워크숍도 함께 운영하여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알찬 시간이 될 것으로 보였다.
축제장과 이어진 산책로는 자연 속에 조성된 테마 꽃길로 이어져서 방문객들이 다양한 국화 품종과 조형물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산책로 곳곳에 국화 품종 및 특징을 설명한 안내판이 있어 학습의 기회도 제공하고 곳곳에 쉼터와 벤치를 두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쉬어가며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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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과 어우러진 다양한 부대행사
국화축제 기간에는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함께 진행되어 가을 수확이 끝나고 풍성한 문화축제들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컸다. 기찬랜드 주변에는 한국트로트 가요센터, 가야금산조 기념관, 영암 곤충 박물관, 조훈현 바둑기념관과 같은 공연과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있는데 이곳에도 국화 분재가 전시되고 축제에 맞춰 공연들도 진행되었다.
10월의 마지막 날에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와 국화 속에서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즐기는 기분이었다. 소규모였지만 국화차 만들기, 국화 공예 같은 체험 프로그램들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여 추억과 경험을 안고 집으로 갈 수도 있었다.
이렇게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으면 만족도와 재방문의 의사를 높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행사장에는 지역 농산물과 특산물 판매대가 있었는데 영암지역의 막걸리와 안주, 지역 농산품으로 만든 안주를 내놓아 맛도 보고 볼거리도 제공되었다.
국화 아치터널을 지나 특정 테마 장소에 도착할 때마다 우리들은 기념 도장 찍기를 하며 이동했다. 한 바퀴를 돌아 도장찍기를 완성하여 안내부스에 제출하니 금정 대봉감으로 만든 감말랭이를 한 봉지씩 주었다.
너무 달지도 않으면서 식감이 좋아 맛있게 먹으니 보람찬 기분이 들었다. 오후에 도착해 축제를 즐기는 동안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하나둘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접근성·차별화 등 개선 필요
야간 조명 전시는 낮과 다르게 운치있는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퇴근 후 오는 사람들, 학교가 끝나고 오는 학생들, 저녁을 먹는 지역민들까지 방문하면서 행사장의 활기가 늦게까지 지속되는 흥겨운 분위기였다.
다만, 목포 등 타지 생활권에서 기찬랜드까지는 대중교통 연결이 많지 않아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한 접근성이 원활하지는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대중교통과 축제장 간 셔틀버스를 운영해 접근성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간 조명 전시와 연계한 공연이나 이벤트인 ‘달빛 계곡’이나 공연은 있었으나 집이 멀어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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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의 국화 전시와 조형물은 훌륭했지만 일부 사람들은 전국 국화축제가 비슷해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지역문화예술을 수강하고 있는 우리들은 방문 후 매년 새로운 주제로 국화 조형물과 전시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전시에 디지털 요소(VR 체험, QR 코드 기반 전시 설명 등)를 추가하여 관람객의 흥미를 유도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보았다.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소개해주지 않았으면 축제가 있는지도 몰랐었기에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를 활용한 홍보, 해시태그 이벤트, 외부 관광객 대상 패키지 여행 상품 개발, 축제와 인근 관광지를 연계한 체류형 방문을 유도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나왔다.
영암군 기찬랜드 국화축제는 지역 자연 경관과 예술적 전시를 결합해 지역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행사로 자리 잡은 것 같았다. 국화로 제작된 창의적 조형물과 정원이 월출산의 자연 경관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가을 축제로 방문하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접근성 문제, 타지역과 일부 행사의 중복성, 등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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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접근성 강화, 콘텐츠 다양화, 적극적 홍보 전략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축제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활성화에 조금 더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통해 영암군 국화축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문화 관광 축제로 자리 잡기를 응원하며, 올해 국화축제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