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축제 엿보였다는 '고구마 달빛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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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축제 엿보였다는 '고구마 달빛축제'

‘2025 영암 고구마 달빛축제’가 지난 2월15일 영암읍 달맞이공원에서 개최됐다. 정월대보름을 맞이해 열린 고구마 달빛축제는 달집을 태우며 액운을 쫓았던 우리 세시풍속에다 지역의 대표 특산품인 고구마와 콜라보해 달집에서 직접 고구마를 구워 먹는 행사로 기획했다 한다. 기찬 풍물패의 길놀이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고, 달집태우기, 성향예술단 공연, 관광객이 함께하는 강강술래, 전통놀이, 고구마 삼행시 퀴즈쇼 등이 이어졌으며, 방문객들이 풍등에 소원을 써 읍성에 올라 날리는 행사로 축제를 마무리했다.

특히 영암군은 축제 후 낸 보도 자료를 통해 “30년 가까이 영암에서 일했지만, 야간시간 영암읍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40m 넘게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풍경은 처음”이라는 한 참가자의 멘트와 함께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적극 홍보했다. 서울과 경상도의 관광객도 있었고, 광주와 목포의 방문객도 많았으며, 이로 인해 다수 영암읍민은 최근 볼 수 없었던 영암읍의 활기에 반색하며 축제를 즐겼다고도 했다. 축제장 부스에 내놓은 고구마가 완판 되고, 달맞이공원 주변 상가와 먹거리 매출도 2천100만원에 달해 영암읍 골목상권이 야간시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 이동통신사의 빅 데이터 분석 결과도 내놓았다. 축제가 열린 오후5시부터 저녁9시까지 달맞이공원에 모인 이들은 1천965명이었고, 60대 이상이 29.8%, 10대는 22.4%였다는 것이다. 이 방문객수는 전년 영암문화관광재단이 개최한 축제 회당 평균의 2배 이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영암읍은 명색이 군청 소재지이나 시가지는 평일뿐 아니라 휴일인 토, 일요일에도 해지기 무섭게 썰렁해진다. 인적을 찾기도 어렵고, 이로 인해 문을 연 식당 찾기도 쉽지 않다. 이런 지경에 짧은 시간 2천여명에 육박하는 방문객이 찾은 축제가 열렸으니 영암군이 흥분 섞인 보도 자료를 낼 법도 하다. 평가회를 열어 “경제축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장점은 더 살리고 단점을 충분히 보완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행사로 키워나가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 역시 문제점이 더 많다는 사실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는 2천여명의 참석자들은 과연 ‘서울에서도 오고 경상도에서도 온 관광객’이었는지 의문이다. 40m 긴 줄에 놀랐다는 참가자에서 추측할 수 있듯 방문객 상당수가 공직자와 사회단체 회원, 주민이었다면 ‘경제축제’가 아니다. 월출산 아래 달빛축제가 열릴 때마다 자화자찬부터 할 일이 아니다. 이젠 ‘동네축제’를 탈피해 외지인들이 찾아 즐기며 숙박하고 되돌아갈 수 있는 구상이 필요한 때라는 뜻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2025 영암 고구마 달빛축제 | 동네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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