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 권력은 군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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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산로에서

“영암군의 권력은 군민으로부터 나온다.”

전)신북면장 전)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이 진
민선 1기 영암군수를 역임하신 고 박일재 군수님을 회고하는 글을 얼마 전에 읽은 기억이 있다. 고 박일재 군수님이 군수로 재직하시던 시기에 부군수로 함께 일했던 양복완 전 영암 부군수가 당시를 회상하면서 영암군민신문(2022.3.25.)에 기고했던 회고문이 민선 자치 30주년에 즈음하여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법조인 출신으로 정치적인 때가 묻지 않은 청렴하고 소탈한 성격의 고 박일재 군수님께서는 지방 자치는 군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진정한 지방 자치는 주민들이 군청을 항해 “도로를 포장해달라” “마을회관을 지어달라” “관정을 파달라” 하는 사적인 요구를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군 전체의 공익을 위한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하셨다. 군청의 예산이나 장비, 공무원 조직은 모두가 군민 여러분들 것이기 때문에 군의 주인으로서 한정된 군의 자원을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군 전체의 발전에 유익한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 지방 자치라 하셨다고 양복완 전 영암 부군수는 회고했다. 선거를 의식해야 하는 민선 군수임에도 소신과 신념을 갖고 지방 자치의 핵심가치를 설파하신 훌륭하신 말씀이라 생각된다.

관선 자치 시절에는 대부분 지역 출신이 아닌 임명직 군수들이 불과 1∼2년 근무하다 이임하는 관리형 자치단체장 역할에 그치다 보니 지역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군정에 무관심하게 되고 지역에 대한 소속감이나 주인의식 또한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민선 자치 시대를 맞아 군수를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뽑고 4년이라는 안정된 임기를 보장해주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 결과 지방 자치에 큰 변화가 왔다. 관선 자치 시절과는 달리 선거에 당선된 군수는 보장된 임기 동안 자신만의 군정 철학을 정립하고 다양한 시책을 발굴하여 지역을 발전시켜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지게 되었고 주민들은 군수를 선출할 수 있는 투표권을 갖게 됨과 동시에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들이 선출한 군수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살펴보고 협력해야 할 공공의 의무를 안게 되었다. 즉 자신들이 선출한 군수가 선거에서 군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은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지, 예산과 인력은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부단히 감시 감독해야 하고 군의 주인으로서 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의무를 안게 된 것이다. 일꾼을 부리는 주인이 일꾼에게 일을 하도록 맡겼으면 일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점검해야 하는 이치와 같다. 고 박일재 군수님이 지방 자치는 군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도 함께해야 한다는 말씀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럼에도 작금의 지방 자치 현실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군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목소리를 내야 함에도 자신들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면 무관심하다가 잘못되면 그때야 뒷전에서 무책임하게 비난만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리 영암군을 보더라도 국립공원 월출산 관광자원을 활용한 문화 뉴딜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월출산 스테이션F 조성사업”이 “사계절 눈썰매 사업장”으로 전락해버린 것과 관련하여 1차적인 책임은 사업을 추진하는 군 당국에 있다고 보지만 전임 군수 때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오랜기간동안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에 대해 군민들이 얼마나 관심을 두고 사업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의견을 제시하고 촉구를 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반 군민들이야 자세한 사업내용에 접근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영암의 식자층이나 각급 사회단체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군민들의 군정 참여를 높이고 군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지역 시민단체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우리는 군사독재 어두운 시절을 겪으면서 시민단체라 하면 제도권에 반발만 하는 집단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의식에 자리하고 있는데 시민단체활동은 민주사회를 만드는 데 필수 불가결한 활동이다. 누구를 비난하고 특정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정치적 편향을 배제하고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역 시민단체 활동은 지역발전의 촉매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는 지역 언론이 살아있어야 한다.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어용 언론이 아니라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살아있는 지역 언론이 당당하게 군정의 잘잘못을 제대로 알리고 시민단체가 이에 호응하여 군민들과 함께 메아리를 울릴 때 영암군은 올바른 방향으로 더욱 발전해 나아가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영암군의 주권은 군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군민에게서 나온다.” 영암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투표권을 통해 권력을 신중하게 창출하고 창출된 권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감시 감독하는 공적인 권리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가 권리 의무를 소홀히 할 때 영암군의 권력은 군민을 떠나 선거에 승리하는 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영암의 주인이고 보다 더 잘사는 영암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군민으로부터 나온다 | 지방 자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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