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무화과 테마파크’ 본격화…성공할까, 실패 전철 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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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무화과 테마파크’ 본격화…성공할까, 실패 전철 밟을까

영암군, 나불리에 무화과 테마파크 조성해 체류형 관광명소 계획
지역 특산물 테마파크 사업 전국 곳곳서 적자 및 유휴시설 전락
차별화 콘텐츠, 철저한 수요 검증 없다면 '혈세 낭비' 우려

영암군(군수 우승희)이 국내 최대 무화과 주산지의 입지적 강점을 내세워 ‘무화과 테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군은 지난 25일 군청에서 중간보고회를 열고, 삼호읍 나불리 14만㎡ 부지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무화과 생산에 머물지 않고 연구개발.가공.관광.교육을 아우르는 6차산업 모델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 사업으로 70억 원을 투입해 무화과 제조.가공시설과 연구소, 체험 공방을 조성하고, 2.3단계에서는 그린바이오산업과 체험.힐링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암군은 무화과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2025년 3월 전남 공모 선정으로 도비 9억원을 포함해 무화과 제조.가공시설 예산 18억을 확보했으며 무화과 연구소 설립을 위해 40억원 규모의 농촌진흥청 ‘2026년 농촌지도기반 조성사업’ 공모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을 기반으로 영암군은 나불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무화과 체험 학습과 주변 관광 인프라와도 연계해 테마파크를 체류형 관광명소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국 지자체에서 지역 특산물을 앞세워 조성한 테마파크가 인적 없이 수억원의 운영.관리비만 지출되는 ‘유휴시설’로 전락한 사례가 잇따른 점을 들어 영암 무화과 테마파크도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 상주시는 지역 대표 특산물인 ‘곶감’ ‘쌀’ ‘누에’ 등 세 가진 흰 특산물을 내세워 210억원을 투입해 2014년 ‘삼백농업농촌테마파크’를 조성했으나, 차별화된 콘텐츠와 눈에 띄는 전시 프로그램도 없어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에게도 외면받은 채 매년 운영비와 노후 시설 관리비 등 수억원의 적자만 쌓이고 있다.
 
‘배’ 주산지인 나주시도 약 7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나주배 테마파크’를 설립했으나 배 체험 공간, 나주 배 연구와 교육 공간 등의 설립 취지와 달리, 주로 공무원들의 회의 공간으로 활용되며 세미나실로 전락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처럼 특산품을 주제로 한 전국 대다수의 테마파크들은 운영 역량의 부족, 수요 검증 실패, 차별화된 콘텐츠 부재, 부실한 마케팅 등으로 운영에 실패하고 있어, 영암군이 조성 계획 중인 ‘무화과 테마파크’ 역시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특출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테마파크 조성은 설립에만 수십~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조성 후에도 관리를 위해 쓰이는 인력 및 유지.관리비용이 상당할 것이다”며 “무화과 같은 계절과일은 특정 시기에만 수확이 되는데 비수기에는 어떻게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장 치적을 위해 국비 준다고 하니 신청하고 보자는 식의 무리한 공모 추진이 아니길 바라며, 사업 실패의 피해는 결국 군민들에게 돌아가니 제대로된 수요 타당성 검사를 거쳐 군민 혈세 낭비되는 일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우승희 군수는 “무화과 테마파크는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이끄는 선도 모델이 될 것이다. 지역 농가와 협력으로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마련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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