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와 영암 안전한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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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GAP와 영암 안전한 먹거리

(사)대한민군 GAP연합회 부회장 김서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농산물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안전성을 확보하는 제도인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암군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GAP 인증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본 기고에서는 영암군의 GAP 인증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는 이곳 영암에 거주하며 대한민국GAP연합회 부회장으로 10여년 넘게 일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영암군의 GAP 현황을 기고하고자 한다.

1. 영암군 GAP 인증 현황

우리 군은 전남 서남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으로, 쌀, 콩, 감, 고구마, 무화과 등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왕인미소쌀과 같은 고품질 브랜드쌀을 중심으로 GAP 인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미나리·콩 재배 농가에서도 인증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 영암무화과는 지리적 표시제와 함께 GAP인증을 통해 더욱 높은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영암군의 GAP 인증 농가는 총 380여 농가, 인증 면적은 약 960ha에 달한다. 이는 전남 전체 GAP 인증 농가 대비 약 6%를 차지하는 수치로, 도내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성과다. 품목별로는 벼(쌀) 65%, 콩 15%, 미나리 10%, 기타 무화과 및 특용작물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영암군은 GAP 활성화를 위해 각 읍면 농업인상담소와 농정과를 중심으로 GAP 교육 및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인증 수수료 및 검사비 지원, 현장 위생 설비 개선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신규 인증 농가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재인증 유지율도 80% 이상을 기록 중이다.

2. GAP 확산의 과제와 문제점

그러나 긍정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몇 가지 구조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고령 농가의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GAP 기록관리 및 위생 관리에 대한 이해도와 실천 역량이 낮다는 점이다. 둘째, 인증 유지에 따른 행정 부담과 비용 문제로 인해 일부 농가에서는 탈퇴를 고려하거나 형식적인 참여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또한 GAP 인증이 실제 시장에서 가격 프리미엄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유통업체와의 연계가 미흡하여 농가의 실질적 수익 증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과제다. 결국 GAP의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인증 건수의 확대가 아니라, 인증 유지와 실질적 소득 향상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달려 있다.

3. 향후 대책과 정책 제언

GAP 제도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가 중심의 현장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다음은 영암군이 고려해야 할 주요 대책이다.

첫째, 품목별 맞춤형 GAP 교육 강화. 특히 벼·고구마·무화과 처럼 영암군 대표 작목에 대해 품목별 리스크 분석을 기반으로 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농번기 이전 또는 재배 초기 단계에서 집중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기록관리와 위생설비 유지에 대한 농가 이해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둘째, GAP 전문인력 양성 및 컨설팅 시스템 확대. 농업기술센터 및 지역내 거주하는 전문강사를 연계한 마을단위 GAP 컨설팅을 정례화하고, 고령 농가에 대해서는 문해력·디지털 접근성을 고려한 보조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농가를 위한 대리 입력 시스템이나 종이 기록장 보급이 절실하다.

셋째, GAP 인증 농산물의 판로 확보와 프리미엄 구축. 군 단위에서 GAP 인증 농산물을 식자재 업체, 학교 급식, 로컬푸드 매장 등과 적극 연계하여 안정적인 유통 구조를 만들고, 브랜드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농협·생협·로컬푸드센터 등의 협업이 중요하다.

넷째, 정책 연계 및 재정 지원 강화. GAP 인증을 받은 농가에 대해 농자재, 포장재, 물류비 등에 대한 우선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재인증 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인증 유지 동기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향후 ESG 농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GAP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농정 전략과 연계되어야 한다.

4. 맺음말

GAP는 단순한 인증 제도를 넘어, 농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안전망이다. 영암군은 풍부한 농업 자원과 GAP에 대한 행정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현장 실행력에 따라 전국적인 GAP 선도 지자체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는 수치 중심의 인증 확대를 넘어서, 농가의 실질적 이해와 참여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하고 체계적인 GAP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암군의 GAP가 농민에게는 자부심이 되고, 소비자에게는 신뢰가 되며, 지역 농업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기대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농산물의 판로 확보 | 영암군 GAP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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