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관문 이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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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영암의 관문 이래서야

영암읍 버스터미널 춥고 어둡고 썰렁하고…

엄동설한인데 대합실엔 연탄난로도 없어
해 저물기 무섭게 어두컴컴한 건물 돌변
이용객 급감에 읍 쇠락이 원인 대책절실

한 낮에도 영하권을 맴도는 엄동설한인데 ‘서민용’이라는 연탄난로조차 없다.
최근에는 가뜩이나 버스회사까지 파업하면서 배차간격이 길어져 목적지까지 갈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이 때문에 그야말로 안절부절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시간을 보낼 TV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뿐인가. 어디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실 공간조차도 마땅하지가 않다.
영암의 관문(關門)인 영암읍 버스터미널의 현주소다. 춥고 어둡고 썰렁하다. 마치 갈수록 쇠락해가는 영암읍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영암읍 남풍리 4-1에 자리한 버스터미널은 1997년 12월 1일 현 위치로 옮겨 문을 열었다.
부지면적 6천777㎡에 2층 건물로 지어진 버스터미널은 1천㎡에 달하는 대합실과 6개의 개찰구를 갖췄고, 주차장 만해도 460㎡에 달할 정도로 어느 시군에 내놓아도 제법 번듯한(?) 버스터미널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이 버스터미널은 초라해지고 있다.
군이 관리하고 있는 이용현황에 따르면 영암읍 버스터미널은 고속버스 3사가 일일 평균 150회 운행하고 있으며, 이용여객은 3천명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손님이 없어 거의 하루 종일을 버스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운전자들의 계산은 다르다. 하루 많이 잡아야 이용객이 100명도 채 안 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개인택시업을 하는 A씨는 “최근 들어서는 버스회사가 파업에 들어가고 학생들이 방학이기 때문에 하루 이용객이 100명도 안 된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그렇다고 정상적인 때라 해도 이용객 3천명은 옛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영암읍 버스터미널이 춥고 어둡고 썰렁해진 것은 이처럼 이용객이 급감한 것이 가장 주된 원인이다.
실제로 영암읍 버스터미널에는 매표소에 정규직원 2명이 근무하고 있고, 이밖에 건물관리를 위해 관리담당(정규직) 1명, 청소담당(정규직) 1명을 두고 있을 뿐이다. 이용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마당에 이들이 버스터미널을 따뜻하고 밝고 활기차게 관리해야할 엄두를 낼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로 인해 설치된 2대의 난방기는 거미줄이 덕지덕지 붙어있을 정도로 고장나 있고, 대형TV도 설치대만 남아 있는 형편이다.
영암읍 주민 B씨는 “버스터미널이면 그 지역의 명소이고 중심지여야 하는데 영암읍 버스터미널은 해가 저물기가 무섭게 어두컴컴한 건물로 변한다”면서 “버스이용객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그만큼 영암읍 지역경제가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활성화 대책을 촉구했다.
이 같은 의견은 버스터미널에 입점해 있는 매점, 식당, 약국 등도 마찬가지로, 해를 거듭할수록 쇠락해가는 영암읍 지역경제의 빠른 활력회복에 공감대를 표시했다.
한편 춥고 어둡고 썰렁한 영암읍 버스터미널에 대해 군 관계자는 “영암의 관문인 만큼 대합실에 난로라도 설치해 버스를 기다리는 이용객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해놓았다”고만 밝혔다.
김명준 기자 gm1194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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