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은 해남고…기숙형 고교에 자율적 교육과정 주목
전남도교육청이 도내 고등학교의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지역별 거점형 고등학교 육성사업을 추진한다.
학생수 감소에 따른 학교 소규모화로 도내 농어촌지역의 경우 6학급이하 고교가 무려 32.7%에 달하는 등 그동안 농어촌교육을 살리기 위한 노력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교육문제로 농어촌을 떠나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현상을 근본적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아래 적정규모의 지역 거점고교를 육성하려는 장만채 교육감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거점고 육성사업의 의미와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註>
■ 거점고 육성 배경
전남인구는 2010년 191만여명으로 2000년말 대비 6.0% 감소했다. 2020년까지 매년 2.0%의 감소 추이를 보일 전망이다. 전남 학생수(초·중·고)도 2011년 현재 25만9천여명으로 1990년 대비 54.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전남은 현재 100명이하의 소규모학교가 초 231개교, 중 121개교, 고 28개교로 전체 학교의 무려45.7%를 차지하고 있다.
고등학생수 역시 지속적인 감소추세다. 2011년 현재 7만2천422명에서 2020년에는 4만5천874명으로 36.7%인 2만6천548명의 학생수 감소가 예상된다. 학교들이 소규모화되어 교육과정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인 것. 영암도 예외가 아니어서 2011년 현재 1천458명인 고교생수가 2020년에는 1천4명으로 31.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2014년 수능 개편
거점고 육성의 또다른 계기는 2014년 수능 개편이다.
올해 고교 1학년 신입생들이 3학년이 되었을 때 응시하게 되는 2014학년도부터는 수능시험이 개편, 국어 수학 영어과목은 수준별 시험이 도입된다. 하지만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교과교실제 운영과 과목별 교사 확보가 어려워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없어 심각한 교육의 질 저하와 교육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학교 소규모화로 다수의 학교에 상치 및 순회교사가 배치, 정상적인 교육과정운영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의 거점고 육성사업은 바로 이같은 문제점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장만채 교육감의 의지를 담고 있다. 거점고로 선정된 학교에 대폭적인 인적·물적지원을 통해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교육경쟁력을 강화함은 물론 더이상 교육문제 때문에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없애자는 것이다.
■ 어떻게 추진하나?
도교육청은 도내 지역별 특성과 여건, 고교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구체적인 거점고 육성추진계획(안)을 금년 중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또 농어촌지역 거점에 2-3개의 고등학교를 선정, 중장기적인 행ㆍ재정지원을 통해 거점고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지역교육청 교육미래위원회 위원들(470여명)을 대상으로 한 거점 고등학교 육성방안에 대한 연찬회를 시작으로 학생, 교직원 및 학부모, 지역민들에게 거점고 육성의 필요성과 취지 등을 설명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이행에 나섰다. 이를 통해 내년 1월말 최종적으로 지역별 거점고등학교를 확정, 오는 2014년까지 3개년 동안 집중 추진할 방침이다.
■ 어떤 지원 이뤄지나?
거점고는 학생수용계획, 교육과정운영의 효율성, 학교별 학력실태, 지역별 특성 및 여건 등을 고려해 지역교육장을 주축으로 교육청 및 지자체 공무원, 지역민, 교육미래위원회 위원 등으로 구성된 지역별 거점고 추진협의회와 도교육청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남교육미래역량강화를 위한 지역 거점 고등학교추진협의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거점고로 선정된 학교는 시설 실태조사를 거쳐 일반교실 및 주요과목 수준별 수업을 위한 교과교실 확충, 스마트교육 기반구축(전자칠판, 전자교탁, 디지털 화상기, 음향 시스템, 학생 테블릿 PC지원, 교원 노트북 지원), 기숙사 확충, 교직원 사택 등 정주 기반시설 확충를 위해 학교 여건에 따라 60-70억원을 지원, 교육환경을 대폭 개선한다.
특히 교육과정운영에 있어서는 교육과정 자율권 부여,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에 따른 수준별(3+1제 및 2+1제) 교육과정 운영, 맞춤형 진학지도 및 컨설팅 지원, 개별학력관리 프로그램 운영 등이 이뤄진다.
특히 거점고로 유입되는 원거리 학생들에 대해서는 통학차량 운행, 기숙사비 지원 등으로 학생 부담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 거점고 모델 ‘해남고’
도교육청은 이번 거점고 육성계획을 밝히면서 그 필요성에 대해 해남고를 예로 들어 주목되고 있다. 해남고가 농어촌지역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도시 못지 않은 교육활동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르면 해남고는 기숙형 고교로 모두 4동의 기숙사에 전교생의 40%인 328명의 학생을 수용, 다양한 프로그램(논술, 명사특강, 영어심화, 수리심화, 뉴스포츠반 등)을 개발, 적용해 학생들이 내 집보다 편안한 생활을 즐기는 가운데 자신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과교실 구축으로 전학년 수학과목 ‘기존학급+1학급’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만들어 해결하는 과제연구, 첨단과학관, 연구소, 대학 등을 탐방하고 체험하는 캠프 및 대학교수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 강의하는 특강 등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학력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진로센터 운영, 학년별 연계 학력관리 시스템 구축과 맞춤형 진로 진학지도로 2005년부터 7년간 수능 표준점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같은 교육활동이 100명이하 소규모 학교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