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2002두 키우는 축산 전업농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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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한우 2002두 키우는 축산 전업농이 꿈”

한국4-H중앙연합회 이행도 회장

“어렸을 때부터 체육을 좋아했기 때문에 원래 제 꿈은 체육인이 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해보니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입학한 학생 하나하나가 농업의 각 분야별로 꿈과 희망을 갖고 있었고, 그 실현을 위해 매진하는 모습을 보며 아차 싶더군요. 그 때부터 축산부농의 꿈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 1월30일 한국4-H중앙연합회 제33대 회장으로 취임함으로써 전국 7만 4-H회원 조직을 이끌게 된 이행도(32 영암읍 춘양리) 회장은 자신이 축산인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계기를 이처럼 설명한다.
영암매력한우영농조합법인 이양수 전 회장의 장남으로 영암에서 나고 자란 이 회장은 어릴 때부터 벼농사와 소를 키우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농부의 삶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있다. 서울대 농대 출신으로 현재 교직(용인바이오고등학교4-H회 지도교사)에 종사하는 작은 아버지 이근수씨가 한국농수산대학 진학을 권했을 때 이를 별 망설임 없이 받아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경쟁률이 상당했지만 당당히 한국농수산대 축산학과에 합격한 이 회장은 바로 이곳에서 축산부농의 꿈을 그린다. 입학생 모두가 농업과 농촌이 바로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나름대로 원대한 꿈과 희망을 갖고 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이 회장 역시 “한우 2천2마리를 키우는 축산전업농이 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재 35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현대식 축사 3동 1만1570㎡를 보유하고 있고, 조사료 300ha를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브랜드인 영암매력한우에 한우를 공급하며 연간 총수익 7억여원을 올리고 있는 실력 있는 후계농의 반열에 올라서 있기도 하다.
“농업은 경험 뿐 아니라 이론적 지식이 함께 필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몸으로 실천해온 이 회장은 실제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농업인과정교육, 친환경축산교육, 가축개량기술교육, 창업농후계농업경영인교육 등 틈틈이 다양한 교육을 이수하며 영농지식을 쌓고 있다.
이 회장은 2010년 말 2011년 초 폭설과 함께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발생 사태를 가장 힘들었던 고비였다고 말한다. 사태가 커지자 이 회장은 영암매력한우사업단과 함께 구제역의 관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거점지역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6개월간 주말도 반납하고 주야철야근무에 나섰다. 구제역 종료 선언 때까지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고, 더불어 100여 농가의 축사에 소독봉사를 실시하는 등 구제역 확산 예방에 일조했다.
이 회장이 난관에 굴하지 않고 솔선해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농수산대학 재학시절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과대표와 기숙사 층장을 맡으며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것이 그 토대가 됐다. 특히 대학시절인 2002년 4-H회에 가입, 고향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경력은 난관극복에 큰 힘이 됐다.
이 회장의 4-H회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2005년도에 한국농수산대학 영암군동문회 부회장을 맡아 대학동문들에게 4-H회 가입 독려와 활동을 권유하며 4-H회 인원 배가운동에 노력해왔다. 2006년도에는 영암군4-H연합회 체육부장 직책을 시작으로 임원으로서 각종 행사, 교육, 견학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일을 시작했다. 2007년에 영암군4-H연합회 과제부장, 2008년도에는 영암군4-H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선·후배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아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간 영암군4-H연합회장을 연임해 영암군4-H연합회를 이끌며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평생 4-H인으로 살겠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 회장은 영암군4-H연합회 활동 중 2009년도에는 전라남도4-H연합회 과제부장을 맡으며 도단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0년에는 전라남도4-H연합회 감사와 2011년에는 전라남도4-H연합회장을 맡아 4-H회와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에는 한국4-H중앙연합회 정책국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4-H중앙연합회 부회장에 올랐다. 전남을 벗어나 한국4-H회원들을 이끄는 자질을 차근차근 키워온 것이다.
“4-H 조직은 오늘의 저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자 미래 제 꿈을 실현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전국에 7만여명에 달하는 회원들과의 교류는 농업 각 분야에 걸쳐 꼭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됩니다.”
“한국농업의 가장 큰 문제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이라고 진단하는 이 회장은 “그동안 우리 농업이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한 가지 놓치고 있는 것은 인재양성에 소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농업과 농촌 인력육성의 해법은 전국에 7만여명에 달하는 열정 넘치는 우리 4-H회원들”이라고 강조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4-H중앙연합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젊음을 기반으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우리 4-H회는 전국적으로 7만여명의 회원이 우리 농업과 농촌, 자연과 환경, 생명을 가꾸고 지키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4-H중앙연합회장에 취임하면서 농업과 농촌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바로 훌륭한 영농인력을 육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젊음과 열정 그리고 4-H정신으로 뭉친 우리 4-H회원들이 새로운 농업과 농촌을 이끌어가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축산농의 길을 선택한데 대해 결코 후회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 회장은 결혼해 1남1녀를 뒀다. ‘한우 2천2두 사육’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결코 한눈팔지 않겠다는 것이 ‘한국 축산업의 차세대 CEO’인 이 회장 스스로와 가족과의 다짐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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