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농협 하나로마트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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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영암농협 하나로마트 ‘망신살’

준공기념행사에 등산·아웃도어 판매전 기획

영암읍번영회, 상인들 반발에 3일 만에 철거

영암농협(조합장 문병도) 하나로마트가 최근 준공기념행사를 추진하면서 난데없이 등산·아웃도어 판매전을 기획했다가 영암읍 번영회와 상인들의 격한 반발을 사면서 사흘 만에 부랴부랴 철거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이번 해프닝은 영암농협이 하나로마트의 대대적인 확장 개장에도 불구하고 일일 매출액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밑돌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강구해낸 궁여지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마케팅 전략의 부재까지 의심받고 있다.
영암농협과 영암읍번영회, 상인 등에 따르면 영암농협 하나로마트는 지난 3월1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준공기념 직거래장터 및 경품대잔치를 열고 있다. 또 주차장 한쪽에서는 여러 동의 몽골텐트를 치는 등 난장을 설치하고 등산·아웃도어 판매전도 함께 시작했다.
이 등산·아웃도어 판매전은 광주 등 대도시의 대형마트나 공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행사이자 저가의 등산복 등 의류와 스포츠 및 등산용품 등을 판매하는 행사로, 영암농협은 A사로부터 일정 사용료를 받고 난장을 설치해 판매전을 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판매전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 영암읍번영회와 상인들은 영암농협과 하나로마트를 찾아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
영암읍 상가의 한 의류상인은 “대도시도 아니고 농촌의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에서 등산·아웃도어 판매전을 개최하는 것은 대형마트의 흉내 내기일 뿐 아니라 영암읍 상인들은 도무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라고 분개했다.
또 번영회와 상인들이 분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김일태 군수 역시 영암농협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고, 군 공직자와 군민 대다수도 “해도 너무했다”는 비난 여론이 주류를 이뤘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영암농협은 난장을 설치한지 3일 만인 지난 3월17일 오후 전격 철거했다.
영암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등산·아웃도어 판매전을 유치한 것은 기획사의 홍보전단지 살포 등의 능력을 감안할 때 영암읍이 아닌 나주와 강진, 해남, 장흥 등지에 이르기까지 영암농협 하나로마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 때문이었지 영암읍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예상치 않게 지역의 반발이 심해 기획사를 설득해 철거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영암농협이 등산·아웃도어 판매전까지 벌인 것은 하나로마트 매출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개점 첫날 2억400여만원, 둘째날 1억2천만원에 이어 초특가할인행사기간 하루 8천여만원에 달했던 매출은 최근까지 평일 2천여만원 정도로 뚝 떨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현재 준공기념 할인행사에도 불구하고 매출증가가 여의치 않아 이대로라면 확장 전의 매출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겠다는 우려가 점점 팽배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매출저조가 워낙 심각하다보니 앞뒤 계산 없이 등산·아웃도어 판매전까지 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영암농협의 한 조합원은 “매출이 부진하면 왜 부진한지 면밀하게 따져보고, 지역농협의 존재이유에 걸맞게 직거래 행사를 늘리는 등 마케팅전략을 다시 세울 일이지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의류판매전을 기획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사태로 영암읍민들로부터도 외면 받지나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영암읍번영회는 영암농협 하나로마트 개장과 관련해 오전8시부터 밤10시까지로 된 개장시간을 ▲동절기는 오후8시 하절기는 오후9시로 제한할 것 ▲월2회 휴무일 준수 ▲할인(이벤트)행사 횟수제한 ▲입점매장 외 이벤트매장 철수 등을 주요골자로 한 영업제한조치를 요구했으나 아직 수용되지 않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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