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영암읍 도시가스 공급 왜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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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심층취재, 영암읍 도시가스 공급 왜 안 되나?

한국가스공사, 영암읍 수급지점 개설 건의 경제논리로 누차 묵살

삼호읍도 단독주택 주민들은 그림의 떡…군의회 조례개정 움직임
대책은 장기가스수급계획 변경,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 확대

영암읍 도시가스 공급문제가 첨예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 황주홍 국회의원(장흥·강진·영암)이 “농어촌지역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값비싼 LPG만 사용해야 하나, 농어민도 값싼 도시가스를 쓸 수 있도록 농식품부가 적극 나서라”고 강력 촉구한 것이 그 시발점이다.
특히 ‘1지자체 1수급지점’ 정책에 따라 삼호읍에 도시가스가 공급되면서 영암읍은 엄연한 군청 소재지이면서도 도시가스 공급지역에서 제외되어 있다. 더구나 이런 마당에 인근 강진읍과 장흥읍에 내년에 도시가스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영암읍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영암읍에 도시가스 공급은 불가능한 문제일까?
결론부터 밝히자면 한국가스공사의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변경에 달렸다. 삼호읍을 지나 학산면 독천을 경유해 해남읍으로 이어지는 도시가스 주 배관을 영암읍까지 연결하는 수급지점 개설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논리를 앞세운 한국가스공사의 입장은 ‘요지부동’인 상태다.
■ 도시가스 공급현황 및 문제점
현재 영암지역 도시가스 공급은 삼호읍에만 이뤄지고 있다. 2008년부터 주택난방용 684세대, 업무난방용 1세대, 일반용 2세대, 산업용 22세대 등 모두 709세대에 공급되기 시작해 2011년까지 모두 4천330세대에 도시가스가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삼호읍의 도시가스 공급은 주로 공동주택에 집중되어 있다. 아파트 밀집지역 외에 단독주택이나 마을단위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한국가스공사 측에서 볼 때 많은 세대가 밀집한 공동주택의 경우 예산을 투입해 배관 공사를 해도 경제적 가치가 충분한 반면 단독주택이나 마을단위는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군의 보조금을 지원받더라도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며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영암군의회 삼호읍 출신 두 의원인 김철호, 이보라미 의원이 ‘영암군 도시가스 공급사업 보조금 지급에 관한 조례‘ 개정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례는 ‘경제성과 안전성 면에서 우수하고 청정연료인 도시가스를 조기에 공급해 주민의 연료비 부담을 경감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로 2008년 제정됐다.
두 의원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부분은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시설비에 대한 군의 ‘보조금 지원한도’다. 현행 조례는 도시가스 공급시설 설치비에 대한 보조금을 총공사비의 20% 범위 내에서 지원하도록 하고 있고, 그 한도는 5억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두 의원은 총공사비의 20%에 대한 보조금 지원으로는 단독주택이나 마을단위까지 도시가스를 공급하는데 역부족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의원은 도시가스 공급시설 설치비에 대한 보조금을 총공사비의 50% 범위 내(이보라미 의원) 또는 예산범위 내(김철호 의원)에서 상향 지원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절충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 의원은 다음 임시회 때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이에 대해 “시설비 일부를 예산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민들에게 연료비 절감 등의 혜택을 주기위해 조례 개정이 타당하다”는 의견이다.
군은 다만 “도시가스업체가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 수익성이 큰 구간을 우선해 공급시설을 하고 있어 배관이 형성되지 않는 구간 및 배관거리에 비해 수혜가구가 적은 구간 등은 사업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 (조례 개정에도 불구하고) 일부지역만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군은 또 배관이 형성되지 않은 삼호읍 서호, 망산, 동호, 서창리를 제외한 미공급지역 공급시설비의 50%를 지원하려면 80억여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비용추계시 기 공급세대를 기준으로 사업비를 산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공급관 거리를 기준으로 비용을 산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동안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시설비에 대한 군의 보조금은 2008년 2억원, 2009년 3억원, 2010년 2억원, 2011년 3억원 등이었다.

■ 영암읍 도시가스 공급 추진상황
삼호읍의 이 같은 움직임은 도시가스 수급지점 개설조차 되어 있지 않은 영암읍민들로서는 부럽기까지 한 일이다.
황 의원의 지적대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고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도시가스 보급대상지역에서조차 제외된 현실은 분명 역차별에 해당한다. 도시가스보다 2∼3배나 비싼 LPG프로판가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영암읍민들을 중심으로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왔고, 군 역시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영암읍지역에 도시가스 수급지점을 개설해줄 것을 건의해왔으나 번번이 묵살됐다.
실제로 군은 지난 2012년9월 목포도시가스(주)를 통해 한국가스공사에 낸 ‘영암읍 도시가스 수급지점 개설요청’을 통해 “제9차 천연가스 수급계획 시 해남군에 공급하기 위한 한국가스공사 주 배관이 영암 군내를 경유해 매설됨에 따라 주요 수요처인 영암읍지역에서 도시가스 공급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영암읍지역에 도시가스가 조기 공급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당시 영암읍 지역에 대한 수요조사결과 연료사용량은 연간 약 400만㎥이며, 영암읍 수급지점까지는 약 17㎞정도의 배관 공사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됐다.
군은 지난 2012년11월에도 목포도시가스(주)를 통해 한국가스공사에 제11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수립 시 영암읍지역을 포함해 검토해줄 것을 건의했다.
올 들어 지난 4월에도 목포도시가스(주)는 한국가스공사에 낸 건의서를 통해 도시가스 주 배관이 영암군을 경유해 해남읍에 공급되면서 영암읍민들의 도시가스 공급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는 현실을 상기하며 “수차례에 걸쳐 영암읍지역에 수급지점 개설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고 있어 제11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수립 때 영암읍민들의 염원인 도시가스 공급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거듭 건의했다.
결국 앞서 밝힌 대로 영암읍에 도시가스가 공급되기 위해서는 한국가스공사의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수립에 반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주민들이 대규모로 거주하는 아파트단지가 적고 인구 역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인 영암읍의 현주소로 미뤄볼 때 한국가스공사가 경제성 있다는 판단을 내릴 리 만무하다.
황주홍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6월17,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와 법률안심사소위에서 “산업부와 한국가스공사가 모든 지역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배관망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1지자체 1수급지점’에 따라 배관망을 건설하는 등 경제성 판단만 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가스공사가 비싼 돈을 들여 배관망을 건설하고도, 조금 더 돈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1지자체에 수급지점을 하나만 만든다는 것은 오히려 국가적 비용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농식품부가 산업부와 협의해 우선적으로 모든 읍과 인구밀도를 고려해 면단위에도 최대한 도시가스가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를 담당할 상설조직을 신설할 것”도 촉구했다. 황 의원의 지적대로 영암읍지역에 도시가스가 공급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결단이 빠른 해법인 셈이다.
■ 대안:농어촌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
황 의원은 특히 “규모의 경제를 고려할 때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지역의 주민들도 차별받지 않도록, 산업부가 추진하는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어촌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은 한국산업LPG산업협회 프로판사업팀이 주관기관이다. 내년(2014년)부터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의 지원 대상을 종전 사회복지시설에서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으로 확대하는 사업이다. 즉 농어촌 마을단위 또는 공동주택 등에 LPG 소형저장탱크와 배관 등 LPG배관망을 설치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상지역은 20∼70세대가 거주하는 소규모 주거지역에 총 설치비 3억원 이내에서 정부와 지자체, 수혜자가 각각 70, 20, 10%씩을 부담하게 된다. 전남도는 영암군 등 각 시군에 7월12일까지 수요조사결과를 제출하도록 해놓고 있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 가운데 사회복지시설과 농어촌지역 등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에게 LPG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고 배관을 통해 안정적이고 저렴한 LPG를 공급함으로써 도시가스에 준하는 사용편의성 제공을 목표로 한 이 사업은 시설당 평균 20∼30%의 연료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외부에 노출된 호스배관과 LPG용기 때문에 안전성과 주거환경미관을 헤친다는 종전의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영암읍지역의 경우 도시가스 공급 전까지 농어촌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LPG 공급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조사 결과와 정부의 사업물량 배정결과가 주목된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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