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여객선 세월호 사고로 희생자 가족은 물론이고 온 국민을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한 엄청난 재앙을 보면서 우리는 한 명의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온몸으로 절감하고 있다.
오는 6월4일에 실시하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는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정말로 훌륭하게 일 할 수 있는 높은 도덕성과 탁월한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 것 이다. 이러한 후보자를 선택하기 위한 기준이 바로 매니페스토이다.
매니페스토(Manifesto)란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에 당선된 후 실행할 수 있는 정책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제시하는 ‘정책약속’으로서 목표, 기한, 방법, 재원 마련은 물론 추진 우선순위까지 정하여 제시하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공약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운동은 2006년 지방선거시부터 시작되었으며, 영국(정당 중심), 일본(지방선거 후보자 주도)과 달리 시민단체와 학회, 언론 및 선관위의 노력으로 한 차원 높은 선거문화 형성에 기여하였으나 여전히 매니페스토보다는 연고주의, 감성·조직 등에 호소하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잔존하고 있어 정책선거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실시되는 제6회 지방선거는 매니페스토가 도입된 지 3주기째가 되는 시기로서, 그동안 공직선거법에 매니페스토 선거운동이 도입되는 등 제도적 변화와 함께 정당·후보자가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이에 기반한 유권자의 투표성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매니페스토 운동이 학계 등의 전문가 집단과 특정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되어 매니페스토 운동의 추진 목표가 불분명·불명확하고 유권자 친화적이지 못한 면이 있었다. 따라서 이제는 그동안 추진해왔던 매니페스토 운동을 회고적으로 분석·평가하여 선거를 지연이나 학연 등 개인적 연고가 아닌 정책을 위주로 하여 유권자가 정책으로 투표하는 유권자 중심의 한국형 매니페스토(K-Manifesto)의 목표와 방향을 구체화하고 정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K-Manifesto’란 유권자 중심의 매니페스토 운동으로서, 정당·후보자, 시민단체와 학계, 언론사 등 다양한 참여주체간의 상호 연계와 선관위의 적정한 지원을 통해 유권자의 참여와 정책선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정책에 기반한 정치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정당과 후보자는 선관위가 제공하는 어젠다 등을 통해 실천가능한 정책?공약을 유권자에게 제시하고, 학계나 시민단체, 언론사는 정책과 공약을 논의?분석하여 유권자에게 다양한 판단자료를 제공하는 토론의 장(場)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유권자는 의제(어젠다) 개발에 참여하고, 학계나 시민단체 등에서 제공된 자료 등을 통해 정당이나 후보자를 선택한다. 또 당선자의 임기중 공약 이행여부를 평가하여 다음 선거에 반영하고, 선관위는 의제(어젠다) 개발부터 확산, 유권자의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매니페스토 순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와 같이 정당·후보자, 유권자, 시민단체, 선관위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K-Manifesto의 정책선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매니페스토의 실천은 지금도 남아 있는 돈 선거, 비방, 흑색선전, 연고중심의 잘못된 선거관행을 척결하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 유권자는 권리이자 의무라 할 수 있는 투표권을 매니페스토 정신에 입각한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한 후보자에게 행사하여야 한다, 또한 이제는 매니페스토에 의한 선거운동으로 우리 유권자 모두가 선거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선진 선거문화를 앞당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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