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취임식 간소하게 의미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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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기 취임식 간소하게 의미있게

정기영
세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6월4일 전국 유권자들의 표심은 절묘한 결론을 내놓았다. 우리 지역 역시 보수와 진보, 정파에 관계없이 인물이나 공약 등이 우선시되면서 상호비방이나 ‘카더라 식’의 허위 폭로전이 통하지 않는 민심이 드러나는 선거가 이루어 졌다. 패권정치를 넘어 ‘민생정치’, ‘생활이슈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들과 이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바람이 합쳐지면서 선거의 승리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어느 정당, 정파 한 곳에만 힘을 주지 않은 6·4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우리 지역 유권자의 표심, 즉 ‘엇갈린 선택’에서 우리지역 미래 정치의 희망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는 지역을 위해 열심히 헌신하라는 민심의 채찍이란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이처럼 엄중한 민심의 뜻을 망각하고 선거 때 뜻을 함께했던 같은 당원이나 지역 유지들을 불러 화려한 승자의 잔치 또는 어떤 가문의 영광으로 착각하는 취임식이 열리지는 않을 것 같다.
세월호 사건을 수습한다고 국정은 한발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재정 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2008년 53.9%, 2013년 51.1%로 낮고 올해는 44.8%까지 급락했다. 전국 244개 기초자치단체 중 124개가 자체 세입으로 인건비도 충당하기 곤란한 형편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선출된 우리 지역의 단체장은 어려운 시기에 무엇인가 변해야 되겠다는 의지와 재정 사정을 고려하고 우리 지역 실정에 맞는 그리고 주민의 혼이 담겨있는 취임식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새 시대에 걸맞은 시대적 사명감을 취임식 때 보여주고 국가를 개조해야 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앞장서 실천하는, 의미 있고 의지가 담긴 취임식이 되도록 만들어보길 기대해 본다.
현재 우리지역 단체장, 광역의회, 기초의회 당선자들의 어깨 위에는 미래지향적인 지역 성장동력 발굴과 민생 살리기 등의 무거운 짐이 부과돼 있다. “정치는 생활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정당을 넘어 시민을 정치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주민밀착형 생활정치가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이었다. 지금 무엇을 할지는‘기쁨은 접어두고 눈과 귀를 열어 주민만 바라보고 달려가겠다’는 한 출마자의 당선인사에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다음달 1일 민선 6기 영암호 출범 전까지 시간은 지역주권 시대의 초석 다지기에 요긴하게 써야 할 시간이다. 새로 된 당선인의 입장에서는 취임까지 기다리는 게 일각이 여삼추 같이 길겠으나 당선에 실패한 현 지자체장은 지난 군정을 마무리 하기엔 짧게 느껴질 것이다. 비록 당선엔 실패했어도 이달 말까지는 엄연한 지자체장으로서 또한 공무원으로서 대소사의 안건을 결재해야 한다. 이 가운데서 느끼는 지자체 공무원의 인간적 갈등이 없다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가는 지자체장의 결재도 받아야 하고 오는 사람에 대한 도리가 있으므로 힘든 기간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기간에 우리 지역 직업공무원사회의 자부심과 긍지를 강조해 보고자 한다. 자치단체장에 인사권이 있다 할지라도 지자체의 주인은 지자체 공무원들이다. 영원한 지자체장은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 공무원은 법으로 보장됐고 몇십년씩 거의 평생을 그 지자체와 함께 한다. 주인의식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러면서 맡은 바 직분에 따라 주민에게 행정가치를 창출하거나 배분하는 것이다. 흔히 요직과 한직을 말 하지만 요직과 한직이 따로 없다. 직책이 요구하는 법규를 찾아 창조적으로 일을 하면 한직도 요직이 되고 일을 게을리 하면 요직도 한직이 된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기일 동안 당선자, 지역의 직업공무원사회, 업무인수위 모두 주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7월 1일 우리지역 단체장의 취임식이 선거과정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명실상부하게 지역의 역량을 결집해 새 출발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crose@db.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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