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전중관 '사랑의 메타포'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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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전중관 '사랑의 메타포'展

영암문화원, 문화가 있는 날 지역작가 초대전

영암문화원(원장 김한남)은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서호면 출신의 서양화가 전중관(67) 화백을 초대, '사랑의 메타포(Metaphor for love)' 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9월24일부터 10월10일까지 계속되며, 오픈식은 지난 9월24일 오후 3시 영암문화원 전시실에서 개최됐다.
전중관의 그림 세계는 현실에서 멀어져 간 아득한 꿈의 세계다. 그 꿈은 고향인 영암 서호에서의 유년시절의 기억과 맞닿아 있다. 누구나 어렸을 때 바짓가랑이 사이로 머리를 숙인 채 세상을 내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세상은 여전히 같은 공간이지만, 전혀 생소하게 보인다. 그는 이런 경험을 스스로 '바짓가랑이 사이로 머리를 숙인 채 바라보는 '거꾸로 보기'놀이'라고 고백한다. 세상은 진실과는 다른 곳이라는 뜻이다. 역설적 진실을 사용해 진실을 더욱 진실답게 보여주려는 것이다.
전 화백은 인간 심층에 숨어있는 내부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각색하려 한다.'사랑'의 메타포가 저변에 깔려있는 전중관의 근작들은, 사회 어느 곳에서나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평범한 이웃의 삶을 작가 자신의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전환)으로 치환해 인간 내면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자의식을 길어 올려 자신에게 투영하는 한 방식이다.
새로운 생각과 독특한 기법으로 회화 표현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전 화백은 억압과 갈등, 부도덕이 만연한 세상과 느닷없이 맞부딪칠 때의 당혹감을 풍자라는 기법을 사용해 인양해 낸다. 더구나 그는 인양작업을 땀 흘리며 안간힘을 써서 하는 것이 아니라 휘파람 불듯 즐기면서 한다. '갈등(葛藤)', '관계(關係)', '희생어(犧牲魚)' 등의 무겁고 진땀나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즐거운 갈등'처럼 보이고 '순수한 관계'며 '즐기는 희생어'처럼 보인다. 이것은 전 화백이 즐겨 사용하는 치밀한 계산의 데포르메(deformer, 변형) 기법이다.
기존의 데포르메 기법이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이것을 약간 비틀어 보여주는 것이라면, 전 화백은 비뚤어진 세상을 비틀어지지 않은 시각으로 보여준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은 세상이 비틀어져 있건, 똑바로 서 있건 변치않는 꿈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다.
전중관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 그림을 좋아하는 고향의 동호인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그림을 감상하면서 사랑이 넘치며, 서로 소통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 전시회 때마다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전중관 화백은 영암의 원로 교육자였던 고 전종만 선생의 4남2녀 중 장남이며, 장천초등학교 33회 졸업생이다. 서호면 엄길 출신인 전 화백은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21회, 250여회가 넘는 국내·국제전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광주광역시미술협회, 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 황토회, 신형회, 황토 드로잉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광주광역시미술협회 감사를 맡고 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광주광역시미술대전, 대한민국수채화공모전 심사위원과 서울아세아미술초대전, DAF-Ansan운영위원, 전국화가월출산스케치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이국희 기자 njoa@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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