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인상 앞서 영암군의회가 할 일

의회가 내년부터 받게 될 의정비를 인상하기로 했다. 또 인상 폭에 대해서는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범위'로 하기로 했다. 지난 2012년 공무원봉급 인상률이 3.5%였고, 2013년 공무원봉금 인상률은 2.8%였던 점을 감안할 때 매년 3% 안팎으로 의정비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의정비는 2006년 정당공천제와 함께 지방의원 유급제가 도입되면서 지급되기 시작했다.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르면 의정비는 월정수당 자연로그 수치를 실제로 환산한 금액에 해당 지자체의 재정능력 등을 고려해 지급기준액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의정비심의위원회 결정으로 정해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또 최근 일부 규정이 개정되어 매년 인상여부를 결정하도록 된 것을 4년에 한 번씩 결정하게 하고,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범위에서 인상할 경우 지역주민 의견수렴절차를 생략하도록 했다. 의회가 의정비 인상폭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범위로 한 것은 바로 이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논란의 소지를 미연에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회의 의정비 인상 움직임에 대해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군민 혈세로 지급되는 의정비를 인상할 만큼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를 묻고 싶을 뿐이다. 이는 과거 지방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간주되고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되던 때와는 달리 지금 의정비는 엄연히 지방의원의 임금형식으로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6대 의회는 임기 중 2012년에 전년대비 2.9% 인상한 이래 2년 연속 동결했었다. 경제상황이 호전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제7대 의회가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일로에 있다. 경기불황과 저성장 구도가 더욱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의회가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지않고 무작정 주민 여론조사 절차를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만큼 의정비를 인상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큰 잘못이다. 더구나 제7대 의회는 앞으로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아무런 판단기준조차도 없다. 일각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제라도 의정비를 왜 인상해야 하는지, 인상한다면 어떤 의회상을 보여줄 것인지 의원들 각자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군민에 대한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