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하정웅 선생은 부모의 고향이자 자신의 제2의 고향인 영암군에 그동안 3천500여점이 넘는 방대한 미술품을 기증했다. 또 국내 국·공립미술관에 약 1만여점 이상을 기증하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온 메세나 운동가다.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에 앞서 공익적인 사회를 만들기에 주저하지 않는 하정웅 선생은 컬렉션 그 자체가 자신의 긴 인생여정이 투영된 자화상이며,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해방, 6·25전쟁과 민족분단, 그리고 반세기가 넘는 남북냉전으로 얼룩진 민족사 속 재일한국인의 삶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이번 '나눔의 미학'전은 이런 하정웅의 삶의 조명전이자,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각박한 현실에 경종을 울리며, 나누는 삶의 참된 의미와 모두가 하나 되는 행복의 가치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이남 작가의 대형 영상미디어 작품과 조덕현의 '수집 혹은 기억' 콘테 작품 2점이 설치되고, 제4차 기증품인 가와시마 케이주의 플라워 조각 작품과 하정웅 선생 자신의 꿈을 그린 작품 50여점이 선을 보인다고 한다. 또 아무도 가지 않은 메세나 길의 인생 좌표가 된 재일화가 전화황의 미륵보살 유화 작품과, MBC와 KBS의 다큐 영상 시청각 자료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재일 한국인의 조국과 고향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한다. 이번 전시에 군민들의 적극적인 관람을 권하는 이유는 전시회가 갖는 의미도 의미려니와 하정웅 선생이 우리에게 던진 과제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술관은 미완성"이라며, "이제는 영암군과 군민들이 더욱 채우고 완성시켜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호소에 군민 모두가 응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전시회는 꼭 둘러보길 거듭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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