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농협인 생활 내내 농업인과 함께
조합원이 부자 되는 농협 꼭 만들어낼 것
모두 1천360여곳에 달하는 농·수·축협 및 산림조합 조합장 선거가 내년 3월11일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따라 본격적인 예방단속활동에 돌입하는 등 공명선거를 위한 관리를 시작했다. 영암에서도 각 지역농협과 축협, 산림조합 등에서 입지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표심 얻기에 돌입했다. 영암군민신문은 이에 제1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 출마자들로부터 출마의 변과 함께 효율적인 조합경영과 조합원 복지향상을 위한 비전과 포부를 듣기로 했다.<편집자註>
- 조합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신 배경은 무엇인지요? 또 내년 제1회 전국동시 조합장선거는 어떤 의의를 갖는다고 보는지요?
▲30여년이 넘게 농협생활을 하면서 저에게 오로지 남은 꿈은 조합원이 부자 되는 농협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입니다. 입사해서부터 경제사업 위주로 근무하면서 고구마, 건고추, 일반벼, 대봉감, 무화과, 수박 등 수많은 농산물 유통을 책임진 바 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단순한 유통이 아니라 철저한 기획력을 토대로, 맛이 아닌 멋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처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경영자 입장에서 금정농협 조합원들의 최고의 소득원인 대봉감 유통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농민이 생산과 유통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서 탈피해 투명한 경영과 신뢰로 진정 조합원이 부자 되는 농협을 만들어 보기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 실시하는 전국동시 조합장선거는 전국동시라는 의미보다는 농협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실시하는데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선거법도 당연히 공직선거법처럼 예비후보등록 등의 제도를 둬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모든 후보자에게 동등한 자격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동시 선거를 계기로 과거보다는 성숙하고 멋진 선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금정농협 직원으로 입사해 서호농협과 월출산농협 상무로 재직하는 등 인생의 거의 전부를 농협에 몸담아 온 줄 압니다. 조합원들의 권익옹호와 소득향상을 위해 어떠한 정책과 사업구상을 갖고 있는지요?
▲조합원의 수익구조는 거의 대부분 경제사업(농산물 판매대금)에 의존하고 있고, 신용사업(이자소득)은 극히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농촌의 현실 속에서 농협도 조합원과 같은 경제사업 위주의 경영과 수익구조가 형성되어야 조합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설 수 있고 사업적인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정 대봉감 농업이 처한 현실을 보면 천재지변이나 다른 지역에 자연재해 발생으로 인한 물량감소에 의지하며 농사를 지어야 하는 현실입니다. 생산비는커녕 수확작업비용에도 못 미치는 가격, 제값 받고 팔 곳이 없어 수확을 포기해야하고,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가치하락으로 폐기해야하는 농업인들을 볼 때 농협도 마찬가지로 최대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생산량이 넘쳐나면 생산자가 알아서 처리해야하는 유통의 현실에 적극 대처하는 농협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우리지역 대봉감은 수도작 보다 훨씬 높은 농가 소득원입니다. 이제는 생산보다 유통에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해 조합원은 생산에, 농협은 유통에 전념함으로써 조합원과 농협이 항상 동반자라는 경영철학, 조합원은 농협이 없어도 조금 불편 할뿐이지만 농협은 조합원이 없으면 존재의 가치가 없다는 생각으로 모든 사업을 펼쳐갈 계획입니다.
- 최근 조합장 출마를 결정한 뒤 정들었던 농협을 사퇴하고 농업인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는 줄 압니다. 금정농협 뿐만 아니라 우리 농업 농촌 농민 모두가 같은 현상일 것입니다만 농업인 조합원들이 말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은 무엇이던가요?
▲농산물 수입개방, FTA협상 및 타결 등 농산물 수입을 담보로 공산품을 수출하는 정책에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 하나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촌의 현실을 가장 답답해했습니다.
또 각종 농산물의 생산에는 많은 예산과 기술을 지원하지만 정작 유통을 위한 판로개척이나 가격보장은 미흡하다는 것도 농업인들이 생각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었습니다.
생산은 농가 스스로 결정하고, 생산량 부족 또는 과잉상태가 되면 수입과 폐기를 해야 하는 농업정책이 있는 반면에, 우리지역의 특산품인 대봉감은 농산물이 아닌 임산물로 분류되어 과잉생산에 따른 정부 대책이 거의 부재하다는 점은 금정농협 조합원들이 특히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었습니다.
- 조합장 선거 출마를 결심한 만큼 농업인 조합원들의 복지향상과 조합의 효율적 경영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줄 압니다. 금정농협이 가야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금정농협은 전형적인 산골농협입니다. 농지규모의 영세성을 감안하여 소량 농산물 수집 판매, 대봉감에 대한 새로운 유통방법 강구, 경기침체로 인한 신용사업 둔화에 따른 대책 마련, 대형 하나로 마트에 대한 활성화 방안 등 모든 사업 전반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뛰어난 실천력으로 조합원과 하나 되는 농협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은 개방화와 산업화 그리고 고령화 등으로 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에 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지역농협 또한 거의 모든 곳이 무한경쟁 상태에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금정농협을 비롯한 영암지역농협들이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농협이 가야할 방향은 변화와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합병을 통한 규모화도 필요하지만 노령화와 부녀화, 농산물에 대한 가치하락 및 소비감소, 계속되는 금리인하로 인한 이자소득 감소, 농가부채의 증가, 농촌과 관련된 모든 조건들이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식이 변해야 하고, 영농방식도 변해야 하며, 생산과 유통전략 등 모든 분야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할 때입니다.
작부체계를 세우는데 있어 세계적인 재배면적과 작황, 출하시기, 수입여건 등을 파악하여 품종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생산자로서 당연히 가져야할 권한과 주권을 소비자와 유통업자들에게 빼앗기고 한없이 끌려만 가는 농산물 유통구조를 농협이 앞장서서 개혁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과감한 실천력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 조합장 선거 출마자로서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또 농업인 조합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지금까지 농협생활을 하면서 금정농협에서 농산물 소량수집으로, 건고추, 일반벼, 절간고구마를 수매하여 알선판매를 하였고, 대봉감 유통을 처음 시작했으며, 주부대학을 개설하여 여성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했습니다. 최초로 새농민상을 직접 기획하여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서호농협으로 발령을 받아서는 쌀 한포를 팔기위해 백화점 바이어를 열 한번을 만났던 열정, 무화과를 팔기 위해 컨테이너 상자에 무화과나무를 심어 소비자가 직접 따서 먹어볼 수 있도록 했던 창의성, 미곡처리장에서 일반벼를 매입할 때 잠도 못자고 조합원들과 함께 호흡했던 일 등이 생각납니다. 진정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경제사업이 무엇이고, 조합원들이 꿈꾸는 농협 경영이 무엇인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일선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온 30여년의 농협직원시절이 저에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금정농협 조합장은 아프리카에도 대봉감을 팔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뢰 속에 유통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세일즈맨’이 되어야 합니다. 조합원의 자산을 성실하게 관리 할 수 있는 자산관리사 같은 전문경영인이 되어야 합니다. 농협 운영에 있어 조합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빨리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구나 조합장은 지금 경영하고 있는 방법이 모든 조합원들이 꿈꾸던 농협의 경영방침인가 되돌아 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금년 대봉감은 풍년이 아닌 자연재해가 적었을 뿐인데, 수확을 포기하고, 비품을 처리하지 못해 폐기하며,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시장가격형성으로 수익은커녕 빚만 늘어나는 농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늘 그래왔지만 이번 조합장 선거는 금정농협의 앞날에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계기입니다. 혈연 학연 지연과 물질적인 유혹에 흔들리지 마시고 진정 내 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를 잘 판단하셔서 선택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기업가들의 성공 스토리를 보면 10%의 아이템과 90%의 실천력이라고 합니다. 그 90%의 실천력은 직원들의 팀워크와 신바람 나는 직장분위기, 그리고 조합원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최고 경영자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 모두를 ‘킹’으로 만들기 위해 토의종군(土衣從軍)하면서 모든 임직원이 킹 메이커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찬식 전 월출산농협 상무는?
금정초·중학교와 영암고를 나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금정농협에 입사해 농협인 생활을 시작했고, 2000년 상무로 승진, 농협경영을 맡아왔다. 이후 서호농협, 월출산농협 등을 두루 거치며 착실히 경력을 쌓았고, 최근 전국동시 조합장선거에 따라 금정농협 조합장 출마를 위해 월출산농협을 퇴직했다. 2006년 영암군 체육회 이사를 맡기도 했으며, 2009년 중앙회장 공적상 등 수차례 수상경력도 갖고 있다. 가족은 부인 고화자(영암군의원) 여사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