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포농협과 덕진농협이 합병하기로 최종 결정하기는 했지만 농협중앙회로부터 '합병권고'를 받은 덕진농협이 그동안 취한 행보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가까운 영암농협은 제쳐두고 삼호농협과의 합병을 추진한 것은 그 대표적인 경우다. 도포농협과의 합병계약서 체결 역시 두 농협의 많은 조합원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뜻을 광범위하게 수렴한 뒤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는 점과, 합병을 통한 시너지효과 극대화 차원에서 볼 때 대상을 잘못 선택했다는 지적을 무시하긴 어렵다. 조합원들 역시 농협 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도포농협이 내년 3월 조합장 선거를 의식해 합병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서둘렀다는 지적을 받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도포농협은 재투표를 실시하면서 조합원들에게 덕진농협의 채권부실 최소화와 조직의 축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덕진농협은 농협중앙회로부터 합병권고를 받기는 했지만 부실농협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도포농협 조합원들 사이에는 부실채권이 상당하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합병과정에서 철저한 분석을 해야 한다. 또 말이 조직의 축소이지 현실적으로는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닌 만큼 효율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인력감축은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비단 흡수되는 덕진농협 뿐 아니라 도포농협도 마찬가지다. 농협 합병은 몸 불리기가 아니라 경쟁력 강화에 그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비난 영암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농업·농촌 및 농협이 처한 현실은 합병을 통한 규모의 확대와 대외경쟁력 강화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 출범할 낭주골농협이 영암지역농협의 합병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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