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탄스런 악취업체의 공권력 무력화

시종면 악취문제는 인내의 한계를 이미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민들로 구성된 시종면악취추방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은 그야말로 생존투쟁 그것이다. 악취유발업체와 원거리에 있는 주민들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것이지만, 시종면 주민들이 그동안 겪어왔고 현재도 해결기미가 없는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사랑하는 자식들과 손자손녀들이 고향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 찾기를 기피하는 것은 차라리 옛날 일이다. 아예 고향 찾기를 포기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들려온 시종면 신학리의 악취유발업체인 (유)호남자원재생과 씨알유기농영농조합법인의 공권력 무력화 행위는 어처구니없다. 아무리 법대로 라지만 이 정도면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할 것이다.
동일인 소유라는 두 업체는 2014년에만 무려 13차례에 걸쳐 과태료,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곧바로 이의 효력중지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행정당국의 처분에 대해 이의 중지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면 법원의 심리기간 행정처분의 효력이 일단 정지되는 점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유)호남자원재생이라는 회사는 지난해에만 무려 11차례에 걸쳐 잇따라 행정처분을 받아오다 지난 10월29일 침출수 유출로 고발 및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자 곧장 법원에 행정심판을 청구해놓았다고 한다. 또 지난 11월24일 같은 침출수 유출로 고발 및 영업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이 내려지자 이에 대해서도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불법행위에 대한 행정당국의 처분을 해당업체가 이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두 업체는 그동안 악취발생에 따른 대책 마련 요구에 미적대다 지난해 7월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전동평 군수가 '클린 영암'을 내세우며 시종면 악취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대책위가 활동의 강도를 높이자, 지난해 말부터 아예 드러내놓고 맞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분명한 침출수 유출 사실을 적발한 군 당국이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자 부당하다며 법원에 행정심판을 제기해 영업정지 조치를 교묘히 피해가는 식이다. 더구나 야간을 이용해 각종 불법행위를 아예 드러내놓고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대책위의 고발이다. 사태가 이런 지경이라면 행정조치로는 한계가 드러났다고 보아야 한다. 행위가 악의적인 만큼 사법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더 나아가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악취유발업체를 제재할 정부 또는 전남도 차원의 제도적 보완책도 필요하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현재 시종면민들에게 악취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