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 등의 점점 돌이키기 어려워지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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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 등의 점점 돌이키기 어려워지는 리스크

정치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의 하나가 '민주적 정당성(democratic legitimacy)'이란 말이다. '정당성' 또는 '정통성'이라고 번역되고 있으나, 보다 정확히는 '법통(성)'이라는 말뜻에 더 가까울 지도 모르겠다. 가령, 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이 시장 노릇을 할 수 없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민주적 정당성은 선거를 통해서 확보된다. (개인적으로, 선거를 '필요 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다수 유권자(국민)들에 의해서 선택될 때 민주적 정당성은 주어진다. 시장 노릇은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 해야 민주적으로 정당해진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경쟁자(들)보다 유권자(당원)들의 지지를 더 받았기 때문에 당 대표로서의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어떤가? 김 위원장도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가? '예'와 '아니오' 둘 다(yes and no)가 답이다. 당 대표의 권한보다 작게 권한 위임된 위원장이라면 '예'이지만, 당 대표와 같거나(이 경우는, 당 대표 유고시에만 시한부로 가능) 그 이상의 권한이 위임되는 위원장이라면 '아니오'이다. 그 동안 문재인 대표는 "혁신의 전권을 위임했다…, 혁신위는 당 지도부와도 사전에 의논하지 않는다…, 혁신의 길에는 그 어떤 제약도 없다…, 당 대표도 밟고 가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 이미 전권을 주었으니 우리(지도부)도 제지할 수 없다…"고 했다. 놀랍다. 하지만,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도, 문재인 대표가 이같이 전권이 부여된 혁신위와 위원장을 출발시킬 수 있을까? 전혀 아니다.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문 대표 자신조차도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의미의 전권을 가질 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라고 해서 사법부를 폐지시키거나, 국회의 한 원내대표를 파면시키거나, 국무위원 제도를 폐지시킬 수 없는 것과 똑같다. 당의 대표라고 해서 이 당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바도 없고, 부여될 수도 없는 거고, 따라서 당연히 그 같은 전권은 행사할 수도, 행사될 수도 없다. 문재인 대표라 하더라도, 예를 들어, 전당대회 제도를 폐지하거나 최고위원제를 폐지할 권한은 없다는 말이다.
하물며 김상곤 위원장의 경우에 있어서랴. 김 위원장은 스스로 민주적 정당성을 획득한 바 없다. 법통(legitimacy)이 있는 당 대표에 의해서 지명된 임명직 위원장일 뿐이다. 모든 위원장은 제한된 특정 위임 범위 내에서만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다. 그 나머지는 월권으로, 행사될 수 없다. 어떤 제약도 없는 전권 위임이라든가, 당 대표 자리를 밟아서 무효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거나, 법통을 부여받은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뭐든 할 수 있다든가…하는 전권은 애초에 성립 불가능하다. 그런 전권은 누구에게도 없다. 쿠데타나 혁명군이 아닌 한, 기존 당 체계 내에서는 불가능하다. 잘못 위임된 것이고 잘못 위임받은 것이다.
우선, 문 대표의 민주적 이해가 크게 부족했고, 김 위원장도 제법 크게 오해한 것이다. 이것은 누구보다도 문 대표의 책임이 크다. 문 대표 자신도 국보위(5공 시절)와 같은 비상대권을 보유할 수 없거늘, 그런 문 대표가 다른 어떤 이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한다는 발상과 실행은 돌이킬 수 없는 소극이자 난센스다.
1. 그 누구도 다른 그 누구에게 무제한적 전권을 위임할 수 없다. 문재인 대표조차도 그런 권한을 갖지 못한다. 문 대표의 "전권…운운"에 관련된 표명과 관련 조치들은 취소되어야 하고, 재조치되어야 한다.
2. 전권은 그 누구에게도 위임될 수 없다. 제한된 특정 권한으로서만이 위임될 수 있을 뿐이다. 김상곤 위원장과 그 체제가 무제한적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가정은 반민주적이고, 반당헌적이어서 그 자체로서 무효다.
3. 김상곤 위원장이 그간 "혁신위의 앞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등 월권적이고 '초법적'인 비상통수권자로서 행한 발언들은 격하되거나 수정되어야 한다. 당연히 그 위원회의 조치들 또한 그러해야 한다. 당헌에 규정되어 있는 최고위원제와 사무총장제 등을 폐지하겠다는 발상과 발표는 어느 한 위원회에 의해서 건의될 수 있는 것이지 선포되거나, 요구될 수 없다.(2015년7월13일)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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