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무화과산업특구'는 공청회에 참석한 전 군수가 지적한 것처럼 최근 신안, 해남, 강진 등 인근지역으로 무화과 재배가 확대되면서 영암군의 대표 브랜드 상품인 무화과의 위상이 크게 약화된 상태라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무화과산업특구 지정을 반드시 실현함으로써 무화과 주산지로서의 영암군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하지만 용역을 맡은 목포대 산학협력단이 주민공청회에 밝힌 특구사업계획은 그동안 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을 중심으로 정부와 군이 시행해온 각종 시책의 '짜깁기' 수준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군은 무화과 주산지의 위상이 점점 가물가물해지는 상황이어서 특구라도 먼저 지정해놓고 보자는 심산인 것 같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무엇보다 공청회에서 내놓은 사업계획 정도는 인근 해남군이나 멀리 경남 남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특화산업육성계획보다도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진정한 무화과 주산지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두루뭉술하게 계획을 짜더라도 적어도 무화과 생산체계의 차별화 내지 고품질화와, 유통구조의 개선, 고부가가치 상품화와 6차 산업화 전략은 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특히 해마다 반복되는 냉해와 병충해를 극복하기 위한 생산기술개발은 주산지의 위상 확보를 위해 당장 절실한 과제다. 군 농업기술센터에 무화과 과원 하나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전문 연구소를 만들어야 한다.
삼호농협이 중장기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산지공판장을 개설하는 문제도 무화과 주산지의 위상과 직결되어 있다. 영암군이 무화과 주산지라면 '나주배'처럼 삼호읍의 무화과 재배농민들이 전국적인 무화과 유통에 있어 가격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산지공판장 개설을 서둘러야할 이유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 상품화나 최근 추세인 6차 산업화는 삼호읍사무소 건물 외벽에 벽화 그리는 수준으로 생각해선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공청회서도 일부 의견제시가 있었지만 특구 신청에 앞서 종전 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을 중심으로 얻은 여러 성과물을 '점검'하는 일도 꼭 필요한 일임을 지적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