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면장이 감 솎기를 독려한 것은 이대로 가다간 올 작황이 지난해보다 더 풍작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예년 같으면 추석 명절을 전후해 태풍 등으로 인한 낙과현상으로 생산량이 자연 조절되곤 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렇다 할 자연재해가 없어 풍작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태라면 작년처럼 가격이 또다시 폭락해 재배농민들의 피해는 불 보듯 빤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특히 감 솎기는 미숙과나 기형과를 솎아내는 일이다. 대봉감의 품질을 높이는 일이다. 재배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대봉감 생산량은 1만5천여톤에 달했다. 평년 대비 무려 50% 이상 증가한 량이다. 동해나 고온,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은 결과가 낳은 대풍작이었다. 반면 소비는 오히려 줄어 농가들이 판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 판매가격은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에 따라 군을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대봉감 사주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대로 두면 올해도 전년의 상황이 되풀이 될 전망이라니, 누구보다도 재배농민들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생산량 조절 및 고품질 상품생산에 나서야 한다.
지리적표시제 17호인 대봉감은 무화과(지리적표시제 43호)와 함께 영암군의 대표 특산물이다. 이런 작물이 여전히 풍년이 들면 가격 하락과 소비 대책이 걱정이어서는 대표작물의 지위가 부끄러울 일이다. 행정과 농협의 책임도 물론 크지만 과잉생산과 가격폭락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재배농가들이 먼저 대응할 때도 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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