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전쟁, 오만과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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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 오만과 편견

역사는 있는 그대로 기록된다. 아무리 비틀고 감추고 멋스럽게 꾸며 새로 써도 큰 줄기는 바꿀 수 없다. 매천 황현은 '매천야록'에 동학도를 폭도로 기록했지만 동학은 혁명이 되었고, 동학도는 폭도가 아니며 누구도 폭도라 하지 않는다. 80년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게 장악당한 모든 신문방송이 5·18을 폭동이라 했고, 가담자를 폭도라 했지만 5·18은 민중항쟁이었으며 공식적으로는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 되었듯이 역사는 부침이 있을 뿐 조작이나 창작이 있을 수 없다. 우리는 100년이 조금 넘는 짧은 현대사에서 행적을 세탁한 친일파들이 대거 독립운동가가 된 역사를 올바른 역사로 배워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역사는 한 글자만 고쳐도 신화가 된다. 삼국유사 '(고)조선' 편 첫머리는 "석유환인(昔有桓因)"으로 "옛날에 환인이 있었다"로 시작된다. 원래는 석유환인이 아니라 "석유환국(昔有桓國)" 즉 "옛날에 환국이 있었다"인데 일제가 설치한 조선사편수회에서 '환국(한국)'을 '환인'으로 조작한 것이다. 옛날에 환인이 있었다라고 하면 증명할 것도 없이 얼마든지 신화적 인물로 정리해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옛날에 환국(한국)이 있었다라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람이 아니라 나라가 있었다면 이는 신화가 아니라 실제 존재한 역사이므로 그 나라와 역사를 찾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오래된 역사일수록 퍼즐 조각을 맞추듯 파편을 모아가면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호머가 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신화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신화가 아닌 실존했던 역사였음이 증명되었다. 이렇듯 역사는 글자 한 자만 바꿔도 전혀 다른 역사가 된다.
삼국유사를 일제가 조작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 가운데 하나가 '조선(朝鮮)'을 '고조선(古朝鮮)'이라 한 것이다.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편찬한 것은 고려 충렬왕 11년인 1285년이다. 이 문제는 역사가들마저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무심코 넘어가는 함정이다. 왜 조선이 고조선이 되었나? 훗날 이성계가 세운 조선이 있으니 그 전에 세운 조선은 고조선이다? 아니다. 이성계가 세운 조선은 조선이 아니라 후조선이다. 일연 스님이 예언가가 아니고서야 어찌 107년 뒤에 건국될 나라가 조선임을 알아 BC2333년에 세운 조선을 고조선이라 했겠는가! 이는 명명백백하게 훗날 조작한 것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같은 국호가 세 개나 있다. 흔히 1만 년 전에 있었다는 환국(한국)과 현재 한국으로 한국이 두 나라이다. 또 조선(朝鮮)이 두 나라이고, 고리(高麗)가 두 나라이다. 주몽이 세운 고리와 왕건이 세운 고리다. 주몽이 세운 나라는 고구려가 아니다. 이를 고구려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일제가 남긴 역사왜곡이다. 지나(중국) 25사를 봐도 8할이 고리(고려)라고 기록 되어 있다. 지나가 동북공정으로 고구려가 자기 나라 역사라 해도 우리는 할 말이 없다. 역사상 존재하지도 않은 나라를 나라라고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고리(고려)와 구려는 있어도 고구려는 없다. 이는 지나가 번체로 기록된 25사를 간체로 바꾸면서 일제가 만들어 준대로 고리(고려)를 고구려로 바꾼 것이다. 또 강희자전에도 나와 있듯이 '려(麗)'는 나라 이름으로 읽을 때는 '리'로 읽는다고 나와 있다. 우리 역사에 등장하는 우리 국호는 2자이다. 대한민국도 한국으로 고쳐 부르는 게 옳다.
최초로 천하통일을 했다는 진시황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책을 불사르고 유학자들을 생매장한 분서갱유(焚書坑儒)를 저질렀다. 그러나 진나라는 그가 죽은 지 4년 만에 망했다. 히틀러가 천년 왕국을 세우려 했지만 18년 만에 망했고, 박정희가 5.16쿠데타로 집권해 유신 쿠데타로 영구집권을 노렸지만 역시 18년 만에 막을 내렸다. 역사를 손보겠다는 것은 편견이 낳은 오만이다. 또 반대로 오만이 만들어낸 편견이다.
어떠한 나라나 권력도 백성(국민)을 이겨본 역사가 없다. 하늘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이 통치자가 안고 있는 태생적 한계이자 숙명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끊어진 듯 보여도 결코 끊어지지 않으며 굽어굽어 가는 것 같아도 바로 간다. '곡즉전(曲卽全)'이다. 즉 '굽은 것이 온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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