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의원들은 오전 감사를 끝낸 뒤 집행부 일부 간부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상당량의 술을 마셨다 한다. 일부는 소주와 맥주를 섞는 속칭 '소맥 폭탄주'도 돌렸다고 전한다. 더구나 술자리는 감사 시작 바로 전까지도 이어졌다 한다. 주사(酒邪)가 심한 한 의원 때문에 술자리가 길어진 것이다. 결국 특위가 속개되기 바로 전까지도 술자리가 계속 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문제 삼기 어렵다. 오찬에서 한두 잔의 반주야 용납할 수 있는 일이고, 더 나아가 폭음일지언정 감사에 지장 없으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였다 한다. 위원장이 감사 속개를 선언하자 한 의원이 예정에 없던 현장방문을 가자고 제안했고, 의원 각자의 사정에 따르라는 위원장의 답변에 감사장을 떠났다. 발언을 한 의원 역시 술을 마셨음이다. 주사가 심해 의회 사무과 직원들이 기피할 정도라는 K의원은 한술 더 떴다. 만취상태로 감사장에 들어와 실·과·소장들을 불러 감사를 진행했는가 하면, 특정 과장에게는 '야, 김OO! 이리 와봐'라고 말하는 등 도저히 감사에 나선 의원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운 언행을 보였다. 이날 감사에 나선 의원 7명 중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술에 취한 상태였다니 '취중'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7대 영암군의회는 출범이래 집행부가 제출한 안건마다 원안가결하기 일쑤였다. 군정질문다운 질문하나 없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런 마당에 자신들의 고유권한인 행정사무감사를 술에 취해 진행했으니 과연 군민들의 대표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면접촉방식으로 진행되는 행정사무감사방식에 대해 군민들은 그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의원과 공직자가 쑥덕거리는 모습의 감사방식으로 위법사항을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지 하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 술에 취해 마주 앉았으니 조만간 내놓을 행정사무감사결과보고서는 보나마나 빤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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