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지역 고교들이 처한 현실
검색 입력폼
 
오피니언

영암지역 고교들이 처한 현실

2016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 결과 영암지역 고교들 모두 서울대 합격생 배출에 실패했다. 특히 과거처럼 최종면접에서 탈락하거나 수능성적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해 아쉽게 불합격한 것이 아니라 아예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했다 한다. 이를 놓고 일부 교사들은 서울대의 고교서열화를 의심하고 있으나 이는 핑계거리에 불과한 것 같다.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에서는 전남지역 28개 고교에서 모두 68명이 합격했고, 이는 66명보다 오히려 2명 더 늘어난 숫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섬지역인 진도군에서조차 1명의 합격자를 낸 마당에 인문계고교가 4곳이나 되는 영암지역에서 서울대 합격자 한 명도 못낸 것은 어떤 핑계도 대기 어렵다. 그래서 군민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를 계기로 영암지역 고교들이 자칫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고착화 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영암지역 고교 가운데 영암여고는 유일하게 거의 해마다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온 곳이다. 5년 연속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오다 2012년에 끊기기도 했지만 2013학년도에 다시 합격생을 배출한 바 있다. 2014학년도에 또 다시 실패하고 2015학년도에 가까스로 추가합격생을 내면서 맥을 잇는듯했으나 올해 다시 끊겼다. 지원자가 5명이나 됐지만 모두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영암여고가 사정이 이런 정도이니 다른 학교들이야 빤하다. 특히 올해로 3회 졸업생을 배출하는 삼호고는 첫 서울대 합격생 배출에 대한 삼호읍민들의 기대가 컸으나 또다시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태라면 삼호고는 삼호읍민들의 열망과는 달리 명문고 진입이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각계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나머지 3개 고교와는 달리 신입생 모집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앞으론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에도 학교 측은 나름의 이유가 없지 않을 것이다. 또 서울대 진학여부로 학교를 평가하거나 지역 교육현실을 예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구 6만의 군 단위에서, 그것도 인문계고교가 4개나 되는 곳에서 단 한 명의 서울대 합격생도 배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어떤 명분이나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올해 영암고교들이 거둔 초라한 대학입시 성적표는 군민들과 경향각지 향우들의 거의 열화와도 같은 인재육성 의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영암고교의 수준이 이 정도인데 어떻게 내 자식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영암군의 교육현실이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번 영암지역 고교들의 성적표야말로 그 증좌일 수 있는 만큼 지역사회는 더 이상 좌시하고 있어선 안 된다는 점을 거듭 상기하는 바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