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당의 공천을 받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법도 있지만 대분의 경우 정당의 공천을 받아 선거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정당법은 ‘정당’을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정치’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어려운 말로 표현을 하니까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 정당과 정치를 한마디로 쉽게 표현하자면 나라를 평안하게 하고 국민을 잘살게 할 수 있는 방향을 정당이 제시하고 이에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이 정당에 가입하여 이를 실현시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정치인은 정당이 표방하는 정강·정책이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같은 정당에 가입하여 정치활동을 하여야 하고 정당은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공천할 때 후보자의 정치적 신념이나 자질이 정당의 정강·정책과 부합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지를 살펴서 공천을 해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면밀히 검토하여 투표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구지역에서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겠다고 대구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이나 정책 대안은 뒷전으로 한 채 저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명함에 박대통령이 자신에게 귀엣말을 하는 사진이나 박대통령과 비빔밥을 나눠먹는 사진을 올리는 등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박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저마다 자기만이 박대통령이 인정하는 진실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대구에서는 친박 마케팅 ‘열풍’을 방증하는 신조어가 속출하고 있다. 기존의 친박 외에 ‘원박’(원조 친박), ‘신박’(새로운 친박), ‘진박’(진짜 친박), ‘쪽박’(쫓겨난 친박)에 이어 최근에는 ‘죽박’(죽을 때까지 박근혜)를 자처하는 출마자들이 등장했다고 하니 이쯤 되면 코미디 수준으로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3김 시대 이후에 가장 확고한 지역기반을 가지고 있는 마지막 정치인이고 지역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하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가 이제는 과거 3김 시대처럼 지역감정을 이용한 지역의 맹주에게 빌붙어 당선되려고 하는 천박한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후보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당당하게 알리고 유권자들은 출마자들의 자질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여 진정한 일꾼에게 투표를 함으로서 새로운 정치혁신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대구시의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들의 말을 했지만 우리지역 정치인들도 이런면에서는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도 과거에는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우면서 지역민들의 표심을 얻어 국회에 진출한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국민의 당 창당과 관련하여 더불어 민주당을 탈당할것인가 말것인가를 놓고 갈팡 질팡하는 모습은 보기에 안타깝기까지 했다. 이들은 정치적 신념이나 비전 보다는 탈당을 해서 이번 선거에 이익을 볼지 손해를 볼지 손익계산을 하면서 눈치를 보다가 국민의 당 지지도가 주춤하자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이제는 우리나라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과거처럼 지역감정에 기대거나 정치적 신념은 내팽개치고 보스에 따라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자질없고 비열한 정치인은 유권자들이 표로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후진적인 정치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유권자들의 무서운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고 지역감정에 편승하여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 보겠다는 저질 후보자들을 준엄하게 심판하는 대구 시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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