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국바둑의 개척자로 2006년 작고한 조남철 9단은 전북 부안 출신이다. 조남철 9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기원인 한성기원 설립을 주도했고, 한국기원 명예이사장, 명지대 객원교수를 역임하는 등 1950년대와 1960년대 한국바둑의 지평을 열었다.
조남철 9단의 뒤를 이은 김인 9단은 강진 출신이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동안 한국바둑의 1인자 자리를 지킨 바둑계의 거목이다.
김인 9단에 이어 한국바둑의 대중화를 이끈 조훈현 9단은 영암 출신이다. 조훈현 9단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국수전 10연패의 기염을 토했다.
조훈현 9단은 바둑계의 돌부처 이창호 9단을 발굴해 육성했다. 이창호 9단은 전주 출신이다. 이창호 9단은 1990년대 국수전 8승을 하는 등 한국바둑의 활성화를 꾀했다. 중국 등 세계바둑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창호 9단에 이어 한국바둑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가 이세돌 9단이다. 얼마 전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세기의 대결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한 이세돌 9단은 신안군 비금도 출신이다.
바둑계에서는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의 바둑스타일이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 이창호 9단은 상대방의 대마를 공략하거나 과감한 행마를 보이기보다 흔들림 없이 정확한 형세판단을 한다. 신산(神算) 이란 별명도 붙었다. 이세돌 9단은 전투적이고 창의적인 바둑스타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27개월 연속 한국바둑 프로기사 랭킹 1위를 지킨 박정환 9단도 부친이 영암 출신이다.
이렇게 따지면 한국바둑 60년사를 주름잡은 최강자들인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이세돌-박정환 모두 호남인맥이다. 더구나 바둑계에서 국수로 부르는 강진의 김인, 영암의 조훈현, 신안의 이세돌은 이른바 '국수산맥'을 형성한다. 한국기원, 전남도, 영암군, 강진군, 신안군 등이 오는 8월 제3회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를 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조훈현 국수가 지난 4월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바둑계를 대변해야 하는 중책을 맡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조훈현 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한국 최고의 바둑스타 마케팅에 나선 영암군으로선 호기가 아닐 수 없다.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세기의 대결을 본 뒤 관심을 표명한 바둑박물관까지 유치하는 등 국수산맥의 대표지역으로서 영암군의 위상을 찾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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