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영암읍향우회장을 역임한 ‘최송열 회장은 지난 2011년 1억원 이상 성금 기탁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er Society)'에 가입(전남 3번째)한 기업인으로, 그동안 영암군의 어려운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또 장암 출신인 곽광호 대표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자금 지원에 매년 500만원의 성금을 기탁하고 있으며, 올해도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콘서트 티켓 30장을 구입해 가정위탁세대와 관내 어려운 가정에 지원한 바 있다.’
‘학산면 출신의 기업가인 (주)한미F&I 김재동 회장의 고향사랑이 지역민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1일 군청 왕인실에서 개최된 정례조회에서 영암군민장학회에 장학기금으로 500만원을 기탁했다. 김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5월9일에는 어버이날 맞아 고향인 학산면 용산리 신소·신복마을 어르신 100여명을 식당으로 모셔 점심식사를 직접 대접하는 등 경로사상을 고취시켰다. 김 회장은 특히 지난 2010년6월 전라남도공동모금회 지정기탁을 통해 학산면 노인회(회장 김길환)에 노인회 운영자금 200만원을 기부한데 이어, 지난 8월에도 학산면 노인회 선진지 견학비용으로 1천만원을 기탁했다.’
‘삼성기업(주) 대표이사 장순기 회장의 고향사랑이 군의 희망복지지원단 자원연계 업무추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장순기 회장은 지난 4월12일 영암지역 사회복지시설과 공익단체에 우의 등 의류 4천940점을 무상으로 기탁, 지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군은 자율방재단과 방범연합회에서 우의를 전달해 공익활동에 유익하게 활용할 계획이며, 노인단체에는 반바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역신문에 보도된 영암 출신 기업인들의 선행 가운데 기억나는 몇 대목이다. 우리 영암은 이렇듯 향우들의 고향사랑 소식이 끊이질 않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명절 때는 선행을 베푸는 향우기업인들의 소식이 신문 지면에 가득 찬다. 어려운 이웃의 딱한 처지가 알려지기 무섭게 어김없이, 그리고 가장 먼저 들려오는 소식도 향우들의 도움의 손길이다.
예부터 ‘호남의 소금강’으로 부르는 월출산의 웅장한 산세를 닮아 우리 영암에는 걸출한 인물들이 많다. 비단 도선국사, 왕인박사, 최지몽 같은 역사적 인물들뿐 아니다. 어릴 적 부모형제를 떠나 타향에서 힘들고 외로운 생활 끝에 자수성가해 남몰래 고향사랑을 실천하는 이런 향우 기업인들이야말로 영암의 걸출한 인물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는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간다(狐死正丘首)’는 뜻이다. 바로 ‘근본을 잊지 않는 마음’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마음 한 구석에 고향을 아지랑이처럼 떠올리며 산다고 한다. 특히 삶이 외로울 때나 고단할 때는 부모형제와 함께 살던 고향, 정다운 이웃들이 있던 고향은 언제나 위안이다. 그래서 고향은 늘 영원한 모성과 같은 곳이고, 사는 동안 가슴 속에 남아 항상 그립고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경제적 이유로, 또는 교육 때문에 고향의 향수를 뒤로 하고 힘겨운 타향살이 끝에 자수성가한 향우 기업인들의 고향사랑은 오로지 이 수구초심에서 우러났을 것이다.
고향은 고향을 떠나 사는 사람들에게 더욱 간절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향우 기업인의 고향사랑에는 순수함과 간절함, 숭고함까지 들어있다. 그들의 선행에는 아무런 조건도, 인위(人爲)도, 작위(作爲)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이 향우 기업인들의 고향사랑에 마땅히 박수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본보가 그들의 선행을 보도하는 뜻도 수구초심의 고향사랑을 교훈삼아 군민 모두에게 더욱 아름다운 고향을 만들어가야 할 책임감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그런데 요즘 영암 지역사회에 지역의 원로라는 이의 꼴불견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출향 기업인들의 숭고한 고향사랑에 격려와 함께 칭찬은 보내주지 못할지언정 명분에도 어긋난 각종 행사명목으로 거의 구걸에 가까운 협찬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이는 출향 기업인들의 고향사랑에 대한 절대 모독이다. 순수한 수구초심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베푸는 그들의 고향사랑에 인위와 작위를 개입시키려는 행위여서다. 원로는 ‘원로의 자리’에 있어야 예우 받을 수 있다. 더구나 향우들의 고향사랑은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 원로라고 해서 강요할 성질이 결코 아니다. 제발 우리 영암지역사회에 활짝 핀 향우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꽃을 무참하게 꺾는 일이 없기 바란다.
문태환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