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 아천마을 출신 윤재홍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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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서호 아천마을 출신 윤재홍 성균관대 교수

어버이날 맞아 고향마을에 '牙川亭' 건립 기증

6·25 한국전쟁 때문에 홀로 되신 어머니를 고향마을에서 농사지으며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마을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어버이날을 맞아 나이 70이 된 아들이 정자를 지어 줘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호면 아천마을 출신인 언론인이자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윤재홍 교수. 윤 교수는 지난 4월30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서호면 몽해리 아천마을에서 기관사회단체장과 마을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천정(牙川亭)' 준공 기념식을 갖고 저녁 식사와 함께 막걸리 잔치를 열었다.
윤 교수는 6·25 한국전쟁으로 부친이 별세하자 28세 된 모친이 5살인 윤 교수 등 3남매를 데리고 고향에 내려와 농사일을 하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갈 때 아천마을 청년들과 부인들이 일손을 돕는 등 모친이 빨리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늦었지만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아천정을 건립, 기증하기로 했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한국전쟁 이후는 모두가 가난하고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때였고, 광주에서 사시다가 농촌에 내려온 모친은 농사일을 전혀 못하셨을 뿐만 아니라, 특히 해마다 초가지붕을 새롭게 갈아입힐 이엉을 만들지 못해 애태웠다. 이때 마을청년들이 도와주었고, 부인들은 모심기와 보리타작 등 품앗이에 모친을 감싸며 도와주셨기에 오늘의 우리 3남매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감사했다.
윤 교수는 15년 전 고인이 된 모친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옛정을 회상할 수 있도록 정자 안쪽에 친필 감사의 글을 목판에 새긴 서예작품을 내걸었다. 여기에는 '牙川亭, 광주댁 李海年 어머님을 6·25 전쟁 후 어려울 때 도와주셨던 어르신들께 감사의 뜻으로 이 정자를 세웁니다'고 쓰여있다.
이날 아천정 준공행사에는 오영일 바르게살기영암군협의회장, 이경일 서호면장 외 직원 일동, 유재학 서호면번영회장 외 회원 일동, 최인옥 시종면발전협의회장 등의 축하 화환이 답지했다.
전동평 군수는 아천정 준공행사에 앞서 아천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갖는 자리에서 "영암군에는 각 분야에서 성공해 서울 등지에 살면서 고향에 대한 사랑을 베풀겠다는 마음은 갖고 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출향인들이 많다"면서, "윤 교수가 경제적으로 결코 풍족한 입장이 아님에도 이미 작고하신 모친을 도와주신 마을주민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아천청을 세운데 대해 진한 감동을 느낀다. 윤 교수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널리 퍼져 출향인들이 영암군에 더욱 많은 사랑의 손길이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기홍 전 목포교육장의 사회로 진행된 준공기념행사에서 김양수 부군수는 축사를 통해 "아천마을에 그동안 없었던 웅장한 아천정이 세워져 마을의 상징이자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면서 "젊은 어머님께 마을주민들이 60여년 전 베풀어 주었던 애틋한 사랑을 잊지 못해 그 아들이 대신해 은혜를 갚는 모습은 영암군만이 가진 장하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경일 서호면장은 "서호면 아천마을은 MBC 사장과 전북도지사를 역임한 이환의씨, 무안군수를 역임한 이영의씨, 여천군수를 역임한 이기봉씨, 목포교육장을 역임한 이기홍씨 등을 배출한 인물의 고장"이라면서 "아천마을이 배출한 인물이기도 한 윤 교수가 아천정을 세움으로써 더욱 유명한 마을로 부각되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배용태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도 "방송기자 30년, 대학교수 15년 등 70세를 넘긴 지금까지 40년이 넘도록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 교수는 특히 현역 방송기자 시절 각종 특종보도로 유명한 기자로 우리 언론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다"고 회고하면서, "기자 시절 아프리카 사막 위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떨어뜨리면 일주일 만에 추장이 되어 나올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 등 언론계에서는 '아프리카 추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윤 교수의 아천정 건립은 바로 '아프리카 추장' 정신의 발로"라고 칭송했다.
또 김영달 전 영암경찰서장은 이날 준공행사에서 '사모곡' 등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옛 가요를 색소폰으로 연주해 주위를 숙연하게 하기도 했다.
한편 윤 교수는 영암에서 중학교를 졸업했으며 고입검정고시 합격 후 무작정 상경, 신문사 사환생활을 하며 중동고등학교 야간을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을 고학으로 졸업했다. 이후 KBS 기자로 30여년 근무하면서 보도국 부장, 해설위원, KBS 여수방송국장, KBS 홍보실장 등을 거쳐 KBS 제주방송 총국장으로 정년퇴임했다.
KBS 재직 중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석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TV뉴스취재에서 보도까지」, 「방송기자로 성공하는 길」등 방송뉴스분야 저서를 출판했으며, KBS 정년 직전 경기대학교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로 임용, 8년 동안 정교수로 정년했다. 현재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초빙교수와 가나문화컨텐츠그룹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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