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초심(首丘初心)
검색 입력폼
 
오피니언

수구초심(首丘初心)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자신이 태어난 굴이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죽는다는 말이다. 죽어서라도 고향에 묻히고 싶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여우에 빗대어 표현하는 말이다.
고향이란 그런 곳이다. 고향은 마음의 안식처이고 힘들 때면 꼭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다 고향은 어머니의 젖내음이 가득한 포근한 정이 있고 어릴적 천진난만하게 함께 뛰놀던 소꼽친구들과의 아련한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그래서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 돌아오고 싶어 하고 그리워 한다.
고향에 대한 짙은 정과 사랑은 고향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다 자기 고향에 대해 자랑을 하고 싶어 한다. 특히나 지방자치 실시로 고장마다 더 잘살기 위한 경쟁을 하게 되면서 자기 고장에 대한 자랑은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가 나고 자란 영암도 자랑거리가 많다 그럼에도 정작 무엇이 자랑스러운가 물으면 잘모르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보면서 우리 영암의 자랑거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영암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서남단에 위치하여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관문으로서 일찍이 외부의 문물을 받아들여 독창적인 문화를 꽃피웠고 우리의 문화를 외부에 전파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여 왔다.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는 선사시대의 지석묘를 비롯 주거지와 고분등은 우리 영암이 고대문화의 중심지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서호면 장천리의 선사주거지와 시종면 일대 고분군 등은 일찍부터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하고 살았던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역사·문화적, 지정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리 영암은 예로부터 걸출한 인물을 많이 배출하였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고려시대 뛰어난 학문으로 고려태조를 도와 후삼국 통일에 기여한 최지몽 선생, 백제 13대 근초고왕때 일본에 천자문을 전수하신 왕인박사, 신라말 승려로서 풍수지리설을 창시하신 도선국사 등이 탄생하신 땅이 우리 영암이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 영암은 훌륭한 관광자원도 많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세가 금강산과 비슷하다 하여 '남한의 금강산'이라 일컬어지는 월출산국립공원, 도선국사께서 창건하신 천년고찰 도갑사,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구림마을, 왕인박사유적지, 우리나라 최초 시유도기의 발상지 도기박물관, 여름이면 수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드는 월출산 용추골에 자리한 기찬랜드 등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대불산업단지, 영산강유역 종합개발사업으로 조성된 광할한 간척지 등 역사, 문화, 관광, 산업자원 등을 골고루 갖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자원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자랑만 하고 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다. 천혜의 훌륭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고 선현들이 훌륭한 문화유산을 물려 주었다 하더라도 후손들이 이를 지키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가치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 자연경관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활용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여 소득을 창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다른지역에 없는 국립공원을 갖고 있다고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활용하여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당일치기로 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국립공원이라면 지역민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하여 어떻게 머무는 관광을 하도록 할 것인가 군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불산업단지도 마찬가지다. 대불산업단지가 우리 영암땅에 있지만 현재 사실상 대불산업단지의 경제적 효과는 목포에서 가져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목포가 대불산업단지의 블랙홀로서 경제적 효과를 흡수해 가는 현실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근로자들이 목포로 가지 않고 영암에서 살 수 있도록 교육, 주거, 문화시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우리 영암이 좋은 자원을 갖고 있다고 자랑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여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