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동안 왕인박사를 연구해온 박광순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의 지적처럼 ‘왕인은 일본의 문명화에 결정적 구실을 한 인물로, 그를 기리는 것은 우리의 자존을 높이는 일이자, 학문적으로는 韓日 고대사 연구에 도움이 되고, 외교적으로는 韓日 두 나라가 진정한 선린이 되는 길의 첫걸음’이다. 군이 일본 오사카 히라카타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고, 간자키시와도 교류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닌 왕인을 매개로 한 것이다. 특히 해마다 4월 왕인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것은 1,600년 전 교류와 상생을 위해 거친 물길을 마다않고 대한해협의 험한 물길을 건너 가 일본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우리 민족의 활동 무대, 이른바 국역(國域)을 넓힌 왕인의 교류와 상생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런 마당에 이제야 왕인 동상에 대한 역사적 고증작업이 이뤄진다니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그런 만큼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완벽한 고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조각분야 전문위원인 최인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왕인박사 유적지 내 영월관에서 홍살문에 이르는 여유 있는 접근 보행로 옆에 동상구역을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또 새로운 왕인 동상이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하고, 학문의 신으로 추앙 받는 왕인의 학덕을 기리는 품격 있는 동상이 되도록 자연스러운 자세와 함께 얼굴과 손의 표정을 살려 조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역사성과 예술성을 고려하고, 기억과 친화력을 위해 좌대는 단순하고 높지 않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쉽게 말하자면 영암군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한 왕인 동상이 유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러 사진을 촬영하고, 쉬어가는 중요한 포토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왕 전문가들을 총동원했으니 새 왕인 동상이 명물로 다시 탄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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