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엊그제까지 국도 13호선 등 주요 도로변을 따라 곳곳에 나붙은 '강진 월출산 봄 소풍 가는 날'이라는 현수막을 보며 "강진군이 이처럼 월출산을 계속 활용하고 홍보한다면 '영암 월출산'이 '강진 월출산'으로 인식이 뒤바뀌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비단 이 의원뿐만 아닐 것이다. 현수막을 본 영암군민이라면 누구나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월출산은 그 대부분이 강진보다도 영암에 소재한 명산이요, 1988년6월11일 우리나라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도록 한 것도 영암군민들이었기 때문이다.
월출산이 영암, 강진에 걸쳐진 이상 강진군이 이를 활용하는 노력에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더구나 이는 '영암 월출산'의 위상을 훼손하는 일도 아니다. 이 의원을 비롯한 영암군민이 느낀 우려는 '그렇다면 영암군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일 것이다. 2017년 올해를 '강진 방문의 해'로 정한 강진군이 월출산의 극히 일부분을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동안 월출산의 대부분을 차지한 영암군은 두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민들의 우려는 바로 월출산에 대한 무능(無能)에 가까운 영암군의 무관심 아닐까 싶다.
우리는 거듭 이석형 전 함평군수의 지적을 상기하고자 한다. '나비'를 소재로 함평군을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부각시켰던 이 전 군수는 "영암에는 월출산이 있다. 월출산 하나면 영암군이나 군민들은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고 했다. 강진군이 월출산을 자기네 것인 양 활용하는 것을 탓할 일이 아니라 '월출산으로 먹고사는 영암'을 만들어가야 한다. 본보는 영암읍민들의 상수원인 큰골 저수지가 있는 '월출산 큰골 등산로 복원'까지도 그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잘 보존된 월출산을 개발하자는 뜻이 아니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지키고 가꾸되 이제는 지역을 위해 활용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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