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무화과' 신화를 일군 선각자로 소개된 故 박부길(1941∼1973) 선생은 1964년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농업에 투신해 1969년 전남 새 농민상을 수상할 정도로 농업에 열정적이었다. 삼호농협 초대조합장에 취임한 뒤 외국에서 새로 발견한 무화과 품종인 '마쓰이도우핀'이 삼호지역 환경에 적절하면서도 경제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바로 오늘날 영암군의 대표 특산물로 자리 잡은 무화과 재배의 시초였다.
'겨울에도 과일이 좋은 풍성한 전남을 만든 사람'으로 소개된 전남농업기술원 변만호 연구관은 '겨울에도 좋은 과일'을 늘 궁리해온 끝에, 지난 2000년 적절한 원예용 상토가 든 상자에 무화과를 심고 특별한 배양액으로 영양을 공급하면서 하우스의 온도를 맞춰주는 매뉴얼을 개발했다. 동해(凍害)에 유달리 약한 무화과의 이미지를 '겨울의 과일'로 바꿔놓았고, 2기작 재배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재배법은 특허등록까지 되어 있다 한다.
주지하듯이 영암 무화과는 2016년 기준 재배면적이 전국 재배면적의 59.5%를 점유하고 있다. 또 삼호읍에 93.4%가 집적화되어 있다. 특히 영암군의 과수작목 가운데 무화과는 전국 특화도가 43.3에 이를 정도로 전국 최대 주산지의 지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생산되고 있는 영암 무화과의 현주소는 주산지의 지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수요량 대비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매년 가격 불안정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출하조절이 절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산지유통인, 노점판매 등으로 가격 및 이미지 하락현상이 심각하다. 아직도 구체적인 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는 무화과산업특구는 영암 무화과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할 것이다. 두 주인공의 업적은 영암 무화과 산업의 진로를 다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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