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고구마 명품화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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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고구마 명품화 전략 세워야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공직이 주민들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어가고 있는가 하면 주민들 역시 (아직은 미흡하기는 하지만) 참여하는 지방자치의 의미에 대해 점차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역의 특산품은 이제 해당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특허출원 또는 상표등록하거나 지리적표시제에 등록하는 등의 방법을 거쳐 브랜드화 하면서 전국적인 명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도 지방자치제가 만들어낸 성과물이다.

최근 들어 충북 진천군이 ‘생거(生居)’를 상표등록하고 다른 자치단체들이 이를 비영리 목적으로 문장(구호)에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상품의 상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 제지키로 했다는 소식 또한 지방자치제가 시행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진천군이 상표등록한 ‘생거’는 충청도와 경기도 지방에 구전되어온 ‘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居龍仁)’, 즉 ‘살아서는 진천이 좋고 죽어서는 용인이 좋다’는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다. 지방자치시대에는 구전되어온 이야기조차 지적재산이요 경쟁력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 영암은 어떤가.

얼마 전 우리는 ‘영암=기(氣)’의 브랜드화를 촉구한바 있다. 아울러 영암이 가진 전국적인 브랜드인 월출산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도 있다. 영암의 특산품인 ‘기찬들 호박고구마’도 같은 맥락에서 영암의 명품으로 만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인근 해남 고구마에 비해 맛과 품질이 월등해 ‘웰빙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월출산 줄기 천혜의 황토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우수농산물로 당도가 높고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영암 호박고구마는 해남 고구마에 비해 가격이 1~2천원 낮게 책정되고 있는데다 일부는 ‘해남 고구마’로 둔갑,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영암 호박고구마가 ‘해남 고구마’라는 브랜드 인지도에 밀리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자 좋은 상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영암군의 지원과 홍보, 유통체계 확립노력이 해남군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기찬들 호박고구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일은 단기간으로 해결될 수 없다. 하지만 단일 우량품종의 선택, 안정적인 판로의 확보, 지리적표시제 등록 등 상표가치의 제고, 유통체계 확립, 선별 세척 건조시설 등의 확보 등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시급한 일들이다. 이를 위해 영암군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수적임은 물론이다.

현재 영암군은 고구마 생산농가연합회와 연계해 8억여원을 투자, 신북면에 저온저장고와 선별 세척 건조시설을 갖출 계획인 모양이다. 하지만 생산농가들은 이들 시설의 농가부담이 커 선뜻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한다. 이래서는 효율적인 사업추진이 어렵다. 해남의 고구마 생산농가들까지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영암 호박고구마의 명품화는 농가들은 물론 영암군의 적극적인 육성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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