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듯이 조훈현은 국내외 바둑대회에서 160여차례나 우승하는 등 한국바둑계에 수많은 기록과 결코 지워지지 않을 위대한 족적을 남겼다. 기념관에는 이런 그가 기증한 총 700여점의 기증품이 보관되어 있다. 전시실에는 기증품 가운데 200여점만 우선 전시되어 있다 한다. 나머지 500여점은 앞으로 기획전 등을 통해 바둑 애호가들에게 선보인다. 영암군은 조 국수의 소장품을 氣찬랜드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스포츠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지역인지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포석이다. 기념관이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조 국수의 업적을 기념하고, 한국 바둑의 세계적 위상을 정립하는 첨병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영암군은 바둑과 관련해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민선5기 영암읍 개신리 일원에 바둑테마파크를 건설하려다 온갖 우여곡절 끝에 백지화됐기 때문이다. 당초 전남도가 바둑테마파크를 추진할 당시에도 조훈현 바둑기념관이 들어있었을 것이다. 조 국수 역시 이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고, 바둑 관련 소장품을 기증할 뜻을 갖고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사업규모가 늘어나고 사업비 확보가 그만큼 어려워지면서 부지까지 매입해놓고 사업은 전면 백지화됐다. 이런 상태에서 민선6기 들어 유명무실한 시설로 전락한 氣건강센터를 바둑 관련 시설로 재활용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본보 역시 氣건강센터를 조훈현 바둑기념관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한 기억이 새롭다.
기념관이 성공적으로 개관한 만큼 또 다른 숙제인 바둑박물관을 어떻게 건립할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당초 계획대로 '국립'이 아니라면 재고해보아야 한다. 군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기념관을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하면서, 필요하다면 가야금산조테마파크나 조만간 들어설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시설 등을 활용해 한국바둑의 산실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세계적인 바둑대회인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를 비롯한 각종 바둑대회나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고 잘 운영한다면 조훈현 바둑기념관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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