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교육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중의 하나가 ‘리더십’ 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리더십에 대한 자료와 정보는 흘러넘치고 학교나 각종 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프 이름에도 ‘리더십’은 빠지지 않는다. 모두가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강좌나 체험활동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노력하고 있지만 리더십만큼이나 중요한 팔로워십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에 진행한 아빠와 자녀 소통캠프에서 “자녀가 친구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여지길 원합니까?”하고 아빠들에게 물었을 때 “리더십있는 사람”이라는 답변이 꽤 많아서 되물어본 적이 있다. “혹시 팔로워십이 있는 사람으로 보여지는 것은 어떻습니까?” 부모들은 좀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기왕이면 남을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지요”라고 대답한다. 리더만큼이나 중요한 존재인 팔로워에 대해서 단지 ‘부하, 추종자’라는 사전적 의미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팔로워십(Followership)은 보통 리더십에 대응하는 사회적 상호작용과정으로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팔로워’는 단순히 따르는 자가 아닌 조직의 성공을 위해 리더를 돕는 조력자이자 협력자, 성공과 실패를 함께 나누는 사람이다. 조직이나 팀의 성공과 실패는 리더와 팔로워가 어떤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조직이 유연하고 분화된 모양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지금 리더십만큼이나 팔로워십도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잘 인식해야 한다.
모두가 갖추길 원하는 리더십은 리더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리더와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진심으로 조력하는 팔로워가 필요하다. 한 때 거대 IT기업 IBM이 몰락의 위기에 처했을 때 루 거스너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가까스로 그 위기를 돌파했다고 전해져 오지만 사실 루 거스너가 IBM을 살린 가장 큰 리더십 전략은 구성원들이 회사의 부활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조직원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뒤에서 든든하게 응원해주는 지지형 리더십이었다. 결국 유연한 리더쉽과 팔로워쉽이 상호작용을 이루고 한 팀이 되어 회사를 몰락으로부터 구한 것이다. 이는 리더와 뜻을 함께 하고 행동하는 팔로워들의 역할 또한 리더십 못지않게 중요함을 시사하는 바라 하겠다.
모든 사람은 리더이자 팔로워이다. 어느 조직에서는 자신이 리더가 되지만 상위 조직에서는 팔로워가 될 수 밖에 없다. 리더 혼자만 고군분투한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리더와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이를 위해 리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팔로워십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을 때 팀웍은 살아나며 조직도 성공하게 된다. 가장 좋은 팔로워가 가장 훌륭한 리더가 된다는 얘기다. 다만 개인의 욕심을 앞세워 조직 내의 역할을 혼돈하고 자신이 마치 리더인 양 행세하는 팔로워는 경계의 대상이다. 특정 조직에 장기간 근무했거나 조직 내 여러 사람과 폭 넓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새로운 리더를 만났을 때 주로 나타내는 '역할혼돈 팔로워'는 되지 말자. 새로운 리더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보다는 텃세를 부리는 듯한 행동은 자신과 리더 뿐만 아니라 조직 자체에 해를 끼친다.
'남을 따르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좋은 팔로워가 된다는 것은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선행조건인 것이다.
정치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강력한 리더십을 자랑하는 정치인도 필요하지만 협력과 상생의 팔로워십을 주장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에게도 관심을 갖고 다시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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