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게도 '파사현정'은 교수신문이 지난 2011년 말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선정한 '2012년 임진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였다. 그로부터 5년 만에 파사현정을 다시 '올해의 사자성어'로 다시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교수신문은 "세상이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표현했다. 파사에서 현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간절한 뜻을 담았다는 것이다
'파사현정'에 이어 교수들이 많이 꼽은 사자성어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이었다 한다. '거문고 줄을 새 것으로 고쳐 맨다'는 뜻이다.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 정부가 거문고의 줄을 새 것으로 고쳐 매듯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행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해현경장'은 오히려 경계의 뜻으로 추천됐다 한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사회학과)는 "촛불 시민의 뜻이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잡고자하기 보다 잡음을 내는 거문고의 줄을 바꾸는 '해현경장'선에 그쳤다"고 했다.
파사현정, 해현경장 다음으로 많은 교수들의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는 '수락석출(水落石出)'이었다.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홍승직 순천향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좀처럼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전 정권의 갖가지 모습이 정권이 바뀌면서 드러나는 현 상황에 적합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수락석출에 이어서는 '재조산하(再造山河)',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고사성어도 거론됐다고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고사성어로 한국사회를 진단해온 교수신문은 '거세개탁(擧世皆濁, 2012년)', '도행역시(倒行逆施, 2013년)', '지록위마(指鹿爲馬, 2014년)', '혼용무도(昏庸無道, 2015년)'로 박근혜 정부 4년의 혼란스럽고 암울했던 세태를 그대로 진단한 바 있다. 온 국민이 촛불을 들기 시작했던 작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 강물이 배를 뒤집듯 민주주의의 뜻을 거스른다면 정권이 바뀔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다시 지난 2012년 희망의 사자성어를 다시 꺼내들었다. 2017년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국민적 염원이기도 하다.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낱낱이 들춰내고 정법(正法)을 바로 세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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