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영암방문의 해' 구호만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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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영암방문의 해' 구호만 요란

1,2월 '행사일정 없음' 허송세월 강진은 'A로의 초대'관광객 유인 대조
4월에야 왕인축제, 월출산국립공원 30주년 행사 시작 내실빈약 큰 우려
'2018 영암방문의 해'가 2개월째 허송세월하면서 점점 구호만 요란하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때문에 영암방문의 해 서포터즈인 군민추진단 발대식 등이 열리지 못한 사정은 인정하더라도, 올 초부터 개설한 관련 홈페이지는 아직도 일부 '준비 중'이거나, 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방문한 네티즌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또 관련 행사 4개가 등록된 3월의 경우 남해신사 해신제와 영암향교 춘기석전대제가 영암방문의 해 행사로 올려져있다. 나름대로 각색하고 기획하면 좋은 관광아이템으로 평가받는 남해신사 해신제는 매년 열리는 행사 그대로다. 춘기석전대제 역시 향교가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서나 열리는 행사다. 심지어 행사가 몰려있는 4월부터는 각 읍면 경로위안잔치가 무더기로 영암방문의 해 행사로 소개되어 있다.
연관된 행사들을 하나의 주제로 묶고 외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획행사를 추가하는 등의 노력은 전혀 없는 채, 심지어 해마다 개최하고 있는 읍·면민의 날 경로잔치까지 영암방문의 해 행사로 전국에 소개하고 있는 마당이어서 군민들까지도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2017 강진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로까지 선정된 강진군은 연초부터 '2018 A로의 초대 - 강진만이 기다립니다'라는 현수막을 국도변 곳곳에 내걸고 관광객 500만명 유치활동에 나섰다. 또 강진군이 개설한 홈페이지는 네티즌들의 이용편의나 콘텐츠 면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군이 올 초 개설한 '2018 영암방문의 해' 홈페이지는 '영암방문의 해' 설명, '氣찬 관광', '氣찬 먹거리', '氣찬 숙박', '氣찬 장터', '氣찬 커뮤니티' 등으로 나눠 꾸며져 있으나 간단한 숙박업소나 음식점 목록, 관광지 소개 정도만 되어 있을 뿐이다. 심지어 영암방문의 해 추진배경, 생생소식, 氣찬 이벤트 등은 3월임에도 '준비 중'이거나 '테스트 중'이다. 본보가 지난해 10월 영암방문의 해 선포 때 우려했던 준비기간 부족에 따른 주먹구구식 운영이 현실화된 셈이다.
월별로 소개된 영암방문의 해 행사는 네티즌들에게 실소를 자아내게 할 정도다.
1,2월은 행사가 전혀 없다. 동절기와 고병원성 AI 발생 사태를 감안할 때 수긍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3월부터 12월까지 열거된 행사들 태반은 그동안 해마다 개최해온 것들이거나 심지어는 마을행사, 단체행사까지 망라되어 있다.
3월의 경우 남해신사 해신제와 영암향교 춘기석전대제, 구림도기특별전과 제24회 세시풍속경연대회 등 4개가 올려져있다. 외지 관광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획프로그램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세시풍속경연대회는 그동안 대보름을 맞아 개최해온 마을대항 민속놀이경연대회다.
4월의 경우 왕인문화축제와 제57회 전남체육대회가 예정되어 있어 영암방문의 해 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영암, 백년의 기록전', '전국산악마라톤대회', '월출산사진공모전 및 전시회', '전국청소년사생대회', '氣찬랜드 야간경관 페스티벌', '氣찬오토캠핑 페스티벌' 등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과 연계된 제법 내실 있는 행사들이 기획되어 있다. 반면에 신북면민의 날 및 경로잔치, 시종면민의 날 및 경로잔치, 군서면 경로위안잔치도 '특색행사'로 소개되어 있는가하면, 야생화 동호회의 전시회도 기념행사로 소개되어 있다. 읍·면민의 날을 기념하는 경로위안잔치가 외부 관광객 유치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다.
가족단위 나들이에 제격인 5월의 경우 영보풍향제가 역시 아무런 기획프로그램 없이 연례행사로 개최된다. 전남도가 주관하는 전남모터페스티벌도 들어 있고, 경로효친의 달을 맞아 집중적으로 열리는 삼호읍민의 날 및 경로잔치, 미암면민의 날 및 경로잔치, 영암읍민의 날 및 경로잔치, 학산면민의 날 및 경로잔치, 금정면 경로잔치 등이 들어있다. 영암방문의 해를 맞아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획행사는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6월에는 덕진여사 추모제와 여름철 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7월에는 氣찬랜드 개장에 따른 토요콘서트와 전남도가 주관하는 아시아모터스포츠카니발, 8월에는 군서면 모정마을 행사인 풍류연꽃축제, 덕진면 덕진1,2리 마을의 당산제가 역시 특별한 관광객 맞이 기획프로그램 없이 열거되어 있다.
9월에는 마한축제와 무화과축제가 면민의 날 또는 체육행사와 함께 열거되어 있고, 10월에는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행사와 세계등반대회, 국화축제 등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행사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내용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밖에 11월에는 금정 대봉감 축제, 장애인문화예술제, 덕진면민의 날 및 경로잔치, 월인당 한옥음악회, 12월에는 성탄문화행사, 열무정 사포계 소상사대회,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회, 영암군민예술제 등 면단위 또는 마을단위 행사나 종교계 행사, 특정 단체 행사 등이 열거되어 있으나 11,12월은 1,2월처럼 사실상 영암방문의 해 행사는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결국 군은 지난해 10월 말 영암방문의 해를 선언한 뒤 현재까지 4개월 동안 경로위안잔치나 당산제 같은 종래 행사를 망라하는 작업만 했을 뿐 외래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획 프로그램 구상 등에는 허송세월한 셈이다.
군민들은 "지난해 강진방문의 해를 운영한 강진군이 국도변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현수막을 매월 바꿔 내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면서, "동네행사나 다름없는 경로잔치까지 영암방문의 해 행사라니 도대체 영암군은 그동안 무슨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의문이다"고 개탄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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