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학에서 학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옥스퍼드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빅터 차는 2004년 12월부터 2007년 5월까지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냈다. 대북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 최측근에서 조언하던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아시아의 안보에 대해 많은 기사와 책을 썼다. 다트머스대학 데이비드 강 교수와 함께 쓴 <북핵 : 개입전략에 대한 논쟁(Nuclear North Korea: A Debate on Engagement Strategies)>은 대표작이다. 이 책에서 빅터 차는 강경파로, 데이비드 강은 온건파로 각자의 견해를 교환한다. 그가 대북정책 강경파로 분류되는 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빅터 차를 주한美대사로 내정한 바 있다. 그해 12월에는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임명동의)까지 완료했다. 하지만 엊그제 그의 내정이 철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사 내정 뒤 백악관의 제한적인 대북 선제타격 계획인 코피(bloody nose) 전략이 위험하다는 의견을 개진하는 등 대북정책에 이견을 보인 것이 그 이유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코피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북정책을 논의하면서 등장한 군사용어다. 상대방에게 가시적이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북한과 관련해선 핵과 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surgical strike)'하는 것으로, 이른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대응책인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또는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과 같은 맥락이다. 선제타격은 적의 공격 징후가 보일 때 공격 받지 않기 위해 먼저 공격하는 것을 의미하고, 예방타격은 뚜렷한 적의 공격 조짐이 없지만 향후 적의 미래 공격을 사전에 없애기 위해 공격하는 것이다. 다만 유엔헌장에 따르면 선제공격은 합법이지만 예방타격은 불법이라고 한다. 예방타격이 공격할 의도가 없는 적을 공격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북 공격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단지 지연시킬 뿐 위협을 막지는 못한다"며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에 반대했던 그가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끌어낸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음을 냈다.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하면 전쟁 직전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반도의 운명은 아직도 예측불허라는 뜻이다.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진행에 온 국민의 성원을 모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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