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송은 아름다운 모양새 때문에 예부터 선비들이 좋아했다.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나 떠나보낼 때 '영접과 환송의 장소'로도 유명했다. 여러 문인들이 지은 '반송송객(盤松送客)'이란 시가 많이 전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다. 우리 고장 영암에도 반송정 마을이 있다, 영암읍 학송리2구로, 마을 앞에 오래된 반송 정자가 있어 이름 붙였다고 전해진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여섯 그루의 반송이 있다. 제291호로 지정된 무주 설천면 반송은 타원형의 모양새가 가장 아름답다 한다. 제293호인 상주 상현리 반송은 탑 모양이 연상된다고 해서 '탑송(塔松)'이란 별명과 함께,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제357호인 선산 독동 반송은 부챗살 모양으로 가지 뻗음이 독특하다. 제358호인 함양 목현리 반송은 가지가 아홉 개로 갈라져 '구송(九松)', 제399호인 영양 답곡리 반송은 가지가 수없이 갈라져 '만지송'이라 부른다. 제292호인 문경 화산리 반송도 있다.
'2018년 4월 27일', 이날 열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식수 한 소나무도 반송이었다. 이 반송은 6·25 전쟁 후 정전협정이 체결된 때인 1953년생으로, 정부 대전청사 서현관 정원에 있었던 소나무라 한다.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이날 회담 후 군사분계선 위에 이 반송을 공동으로 식수했다. 기념식수 장소는 지난 1994년 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길 바로 옆이다. 반송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이 함께 섞어 사용됐다. 한강 물과 대동강 물도 뿌려졌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들어있는 표지석도 세워졌다.
4·27 판문점 선언은 '홍준표 식 딴죽걸기'쯤으로 흔들리지 않고, 우리 민족 염원인 남북통일을 위한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면 판문점 선언의 상징으로 식수한 반송은 훗날 우리 후손들이 남과 북을 자유롭게 왕래할 때 영접과 환송의 장소로 애용될 것이다. 부디 무럭무럭 자라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송이 되길 두 손 모아 간절하게 기원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