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의회의 원 구성은 그동안 되풀이되어온 '구태'를 못 벗었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개정된 회의규칙과 위원회 조례의 취지는 이번에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만도 못한 원 구성은 또 반복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감투 나누기를 위한 '묻지 마'식 합종연횡이 이뤄지다보니 소속 정당까지도 내팽개쳤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4명, 민주평화당 소속 3명, 정의당 소속 1명 등으로, 군민들에 의해 가히 '황금분할'된 의석분포는 무의미했다. 그야말로 개인적 이해관계만 중요했다.
진위확인은 여전히 어렵지만, 이번에도 합종연횡의 끈은 또 금품과 향응이었을 것이라는 군민들 우려는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자기들끼리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미리 짜두고 짐짓 모르는 척 선거하고 투표하는 위선은 또 다시 반복됐다. 어떤 의원은 양심이 꺼렸던지 이쪽도 저쪽도 아닌 가운데에 기표하는 방식으로 무효표를 던졌다. 전국에서 17명뿐인 정의당 기초의원 중 한명인 김기천 의원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세 상임위원장 선거에 모두 기권했다"고 말했다.
군민들은 제7대 의회를 역대 '최약체'로 평가했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예산심의는 '원안가결'이 다반사였고, 행정사무감사는 '수박겉핥기'가 특징이었다. 제8대 의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거 결과는 이런 점에서 매우 걱정스럽다. 단체장의 의중을 미리 살피거나 단체장의 치적 쌓기를 위한 시책예산 통과에 앞장서는 의장단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의장과 단체장은 군정을 떠받치는 두 축이지 주종(主從)의 관계가 아님을 거듭거듭 상기한다.
조정기 의장 등은 군민에게 사랑과 신뢰 받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구성 과정에서 군민들에게 준 실망감을 상쇄하려면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장, 부의장 뿐 아니라 의원 모두가 본회의장에서 낭독한 '의원선서'를 부디 잊지 않고 임기 내내 꼭 실천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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