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엔 눈코 뜰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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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엔 눈코 뜰새 없어요”

애경떡방앗간 유명운·박영미씨 부부

8년전 직장생활 접고 귀향
‘젊음’ 밑천으로 성실한 생업
“떡맛 좋고 친절하다” 소문

설 대목이다. 이맘때 가장 바쁜 이웃 중의 하나는 바로 떡방앗간이다.
설 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떡국. 이무렵 떡국을 쑤기 위해 가래떡과 떡살을 빼려는 주민들이 쉴새없이 찾아온다.
떡방앗간의 인지도는 첫째 맛에서 좌우되고 둘째 친절함과 서비스다. 어느 떡방앗간이라고 덜한 곳이 없겠지만, 영암읍내에서 떡맛도 좋고 주인 내외가 친절하고 성실하기로 소문난 곳을 찾았다. 영암읍 남풍리 66-1번지 애경떡방앗간.
주인 유명운(46)·박영미(40)씨 젊은 부부는 요즘 새벽 4시부터 밤 10시까지 한시도 쉬지 못하고 가래떡과 떡살을 만드느라 눈코 뜰새가 없다.
“연중 가장 바쁠 때죠. 설 2주 전부터 설 이틀전까지가 피크입니다” 바깥주인 유씨의 말이다. 이맘때는 평소 때보다 가게 손님은 5~6배로 늘고 일감은 10배로 늘어난다. 온 가족이 매달리고 사람을 써야만 일감을 해치울 수 있다.
떡 찌는 시루에 김이 모라모락 피어오르는 실내엔 떡 하러온 주민들로 북적인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보다 더 큰 전화벨 소리도 쉴새 없이 울린다. 쌀 실러 오라는 전화, 떡 다 됐냐고 묻는 전화 등이다.
전화 한 통화면 주민 집에서 쌀을 실어가고, 가래떡을 빼고, 떡살을 만들어 성실하게 배달까지 해준다. 친절은 덤이다. 이러한 서비스 탓에 먼 면단위 주민들도 이집의 단골 고객이 된다.
“이집 떡이 좋아. 글고 친절허고 상량허고 성실허제. 그래서 내가 맨날 와” 도포면에서 오셨다는 한 할머니가 칭찬을 거든다.
영암읍 송평리 송계마을이 고향인 바깥주인 유씨.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인이던 유씨와 집안 살림만 하던 부인 박씨가 귀향하던 때는 8년 전 IMF한파 때다.
부부는 난생 처음 해보는 떡방앗간 운영에 처음엔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정장차림에 넥타이가 더 어울릴것 같은 유씨와 가정주부 같은 부인 박씨다.
힘들었지만 열심히 성실하게 일에 매달려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4년 전엔 새 건물을 지어 떡방앗간을 옮겼다.
“무척 힘들었어요. 그래도 우리 집에서 나간 떡이 맛있고, 품질이 좋다는 주변의 칭찬을 들을 때마다 힘을 얻었고 보람을 느꼈지요” 또 한가지 이들의 힘은 ‘젊음’이었다.
적잖은 힘이 필요한 떡방앗간 운영에 ‘젊다는 것’이 큰 밑천. “젊으니까 이렇게 해낼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부부는 “먹거리를 만드는 곳인만큼 가게의 청결한 상태와 위생면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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