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실내체육관 표지석 '月出山精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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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실내체육관 표지석 '月出山精氣'

영암실내체육관 앞마당에 들어서면 체육관 입구 오른편에 '月出山精氣'라고 쓰인 큰 표지석이 눈에 띈다. 서예 5체 가운데 초서에 능해 근세의 제1인자로 알려진 경암(景岩) 김상필 선생의 작품이다. 경암(1914∼1995) 선생은 서울 출신으로 일본 와세다대학 서예전문부에서 수학했고, 진도 출신의 서예 대가 소전(素田) 손재형 선생에게 사사했다.
표지석에 담긴 의미는 경암 선생의 글씨가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진짜 의미는 표지석 뒤쪽에 새겨진 한편의 시(詩)에 담겨있다. 훼손을 막느라 아무렇게나 시멘트(?)를 발라놓은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전문은 모두 고스란히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월출산 정기어린 유서 깊은 고을 / 민족사에 길이 빛날 큰 인물 / 거룩한 충절 찬란한 문화유산 / 한세대 끊임없이 이어온 영암의 전통 / 세계 속에 선진나라 건설을 위해 / 서남해안 중심지로 선택받은 땅 / 영암인의 긍지, 드높은 기상으로 / 서로서로 아끼고 슬기 모아서 / 화합된 힘과 개척 의지로 / 위대한 새 영암, 영광스런 새 역사 / 우리 모두 소명 삼아 이루어 나아가자'
이 시는 영암실내체육관이 완공될 무렵인 1992년 9월 당시 김광진 군수가 직접 썼다고 한다. 표지석 뒤편에 새기기 위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시를 받아보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자 직접 쓴 것이다. 지난 2007년 62세를 일기로 타계한 김 군수는 1991년 1월부터 1993년 1월까지 고향 군수로 재직했던 기간뿐만 아니라, 공직생활을 하는 내내 고향발전에 혼신을 다했다. 그의 고향사랑은 사후에도 이어져 김 군수의 부인은 지금도 영암군민장학재단에 장학금을 정기적으로 기탁하며 고인의 뜻을 잇고 있을 정도라 한다.
표지석 뒤편에 잠시 서서 김 군수가 쓴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씩 의미를 되새기며 읽다보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두 주먹이 꽉 쥐어진다. 시라고 하기 보단 영암군정과 영암군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군수의 각오가 구구절절 느껴진다. 적어도 영암군을 이끌 지도자라면 능히 이 정도의 리더십과 웅지(雄志)는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닐까?

/ 도움말 = 문점영 영암군청 종합민원과장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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