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석에 담긴 의미는 경암 선생의 글씨가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진짜 의미는 표지석 뒤쪽에 새겨진 한편의 시(詩)에 담겨있다. 훼손을 막느라 아무렇게나 시멘트(?)를 발라놓은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전문은 모두 고스란히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월출산 정기어린 유서 깊은 고을 / 민족사에 길이 빛날 큰 인물 / 거룩한 충절 찬란한 문화유산 / 한세대 끊임없이 이어온 영암의 전통 / 세계 속에 선진나라 건설을 위해 / 서남해안 중심지로 선택받은 땅 / 영암인의 긍지, 드높은 기상으로 / 서로서로 아끼고 슬기 모아서 / 화합된 힘과 개척 의지로 / 위대한 새 영암, 영광스런 새 역사 / 우리 모두 소명 삼아 이루어 나아가자'
이 시는 영암실내체육관이 완공될 무렵인 1992년 9월 당시 김광진 군수가 직접 썼다고 한다. 표지석 뒤편에 새기기 위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시를 받아보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자 직접 쓴 것이다. 지난 2007년 62세를 일기로 타계한 김 군수는 1991년 1월부터 1993년 1월까지 고향 군수로 재직했던 기간뿐만 아니라, 공직생활을 하는 내내 고향발전에 혼신을 다했다. 그의 고향사랑은 사후에도 이어져 김 군수의 부인은 지금도 영암군민장학재단에 장학금을 정기적으로 기탁하며 고인의 뜻을 잇고 있을 정도라 한다.
표지석 뒤편에 잠시 서서 김 군수가 쓴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씩 의미를 되새기며 읽다보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두 주먹이 꽉 쥐어진다. 시라고 하기 보단 영암군정과 영암군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군수의 각오가 구구절절 느껴진다. 적어도 영암군을 이끌 지도자라면 능히 이 정도의 리더십과 웅지(雄志)는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닐까?
/ 도움말 = 문점영 영암군청 종합민원과장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