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면 묵동리 주민 염원 무시한 돈사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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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면 묵동리 주민 염원 무시한 돈사 허가

학산면 묵동리에 농업회사법인 승언팜스가 낸 돈사가 결국 허가됐다 한다. 지난겨울 내내 북극한파를 무릅쓰고 릴레이 1인 시위를 통해 간절한 반대의사를 호소했던 묵동마을 주민들의 뜻은 이렇게 허망하게 물거품이 됐다. 영암군계획위원회 제1분과위원회는 돈사 부지조성 개발행위허가 안건을 의결하면서 이른바 '조건'을 내걸기는 했다. '착공 전까지 악취, 오폐수, 수질오염, 전염병에 대한 대처계획을 수립하고, 주민과 상생방안을 강구(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준수)할 것'과 '비탈면 안정성 기술검토서 내용을 준수할 것' 등이다. 하지만 문구만 그럴듯할 뿐, 사실상 아무런 조건 없는 돈사허가나 다름없다 한다. 허가가 난 이상 주민들이 개발행위를 막아낼 아무런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돈사허가를 내준 군 당국은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한다.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 뒤 전동평 군수가 업자 측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점을 든다. 당시 선거에 관심을 가졌던 군민들이라면 전 군수가 한 지역신문으로부터 군정의 난맥상은 물론 개인적 치부까지 들춰내는 보도에 곤욕을 치렀던 사실과, 때맞춰 업자 측의 고소로 지역신문 대표가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사실에 인과관계가 있음은 잘 안다. 하지만 이것이 묵동리 주민들의 염원을 무시해야할 정도로 큰 도움인지는 의문이다. 도대체 당시 어떤 정치적 거래가 있었기에 막대한 이권이 걸려있다는 돈사허가를 이처럼 허투루 내줘야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정치인이라면 가장 경계해야할 '민심이반'의 시작일지도 모를 이번 묵동리 돈사 허가를 이리도 허망하게 결론 내렸는지 이해가 어렵다.
묵동리 돈사허가는 영암 전역에 무려 16건에 달하는 다른 돈사허가신청에 대한 처리를 주목하게 한다. 묵동리에만 또 6건이고, 삼호읍에도 간척지 3곳 등 모두 4곳이나 접수되어 있다. 미암면은 간척지에 2곳, 신북면과 도포면, 시종면 일대에도 5곳이나 되기 때문이다. 군은 이제부터 '정책적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도움을 받은 승언팜스에 대해서는 적극적 행정지도를 통해 자발적으로 허가를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당에 어느 누가 이를 납득하고 이해할지 걱정이다. 우리는 이번 돈사허가 뒤 묵동마을 주민들에게서 실망감과 절망감을 넘어 체념을 느꼈다. 적어도 묵동마을 주민들에게서는 영암군정에 대한 민심의 '변곡점'이 느껴졌음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본보가 이번 사태를 규정지었듯이, '행정과 정치의 잘못된 만남의 결과'가 민선7기 군정 전반에, 그리고 군민 정서에 과연 어떤 영향을 줄지 점검해보길 권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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