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의권조차 제대로 행사 못한 영암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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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예산심의권조차 제대로 행사 못한 영암군의회

제2회 추경예산 심의에 나선 영암군의회는 여전히 집행부의 '들러리'나 다름없었다. 상임위원회 예산심의 때는 호통을 치며 전액삭감 해 놓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앞장서서 되살리기 바빴다. 상임위가 모두 끝나고 예결특위만 남겨둔 상태임에도 군수가 긴급하다며 요구한 예산에 대해서는 초선의원들이 앞장서서 수정예산을 발의했고, 동료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결시켰다. 심지어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지방재정법 등을 위반한 예산까지도 예결특위를 통해 전액 부활시켰다. 상임위 예산심의 때면 엄포성 예산삭감 후 해당 실·과·소장의 읍소(泣訴)를 즐기며 예결특위에서는 슬그머니 되살려주는 중진의원들, 30년 넘게 근무한 공직자들을 세워두고 주제넘게 훈계하는가 하면,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해 엉뚱한 발언만 해대는 초선의원들, 바로 제8대 영암군의회 의원들의 자화상이라 할 것이다.
'매력한우 롯데슈퍼 입점에 따른 유통보증금' 5억원을 위해 의원발의로 수정예산을 편성한 것은 민간 농업법인이 대형슈퍼에 입점하는데 지자체가 보증금을 내는 상황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과정이 일체 생략된 채였고, 거액의 보증금에 대한 회수대책도 미비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의회나 의원들이 절대 앞장설 일이 아니었다. 김기천 의원이 제안한 대로, 집행부가 수정예산을 제출하기에 시기가 촉박했다면 영암군이 지급보증을 선 뒤 나중에 예산을 확보하면 될 터였다. 그래도 여의치 않다면 입점을 늦추면 될 일이다. 매력한우의 롯데슈퍼 입점이 영암지역 전체 한우농가들이 아닌 3∼4농가가 주도하고 있는 일이라니 더더욱 그러하다. 유통보증금 5억원이 롯데슈퍼가 아니라 '중간상'인 CY그룹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는 점은 영암군과 맺은 상생협력 업무협약이 과연 어떤 내용이고 어떤 취지인지 진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동평 군수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CY그룹 관계자를 대동한 채 의장실을 찾아 긴급예산을 요구한 것은 김기천 의원 지적처럼 무례도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4선 전남도의원답지도 못한 행위였다. 매력한우의 롯데슈퍼 입점이 갖는 의미를 깎아내릴 의도는 없다. 하지만 긴급예산을 요구하는 방법이 틀렸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지방재정법 등을 위반해 공유재산관리계획과 예산편성이 동시에 이뤄진 사업예산을 묵인한 행태는 집행부의 불법 내지 탈법행위에 의회와 의원들까지 동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제267회 임시회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영암군의회의 위상은 핵심권리인 예산심의권조차 제대로 행사할 줄 모르는 의원들 스스로 만든 결과물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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