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문화예술계의 '큰별'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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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문화예술계의 '큰별' 지다

故 김희규 전 영암문화원장 영결식 엄수

영암 문화예술계의 '큰별'인 서양화가 김희규(향년 77세) 전 영암문화원장 영결식이 지난 8월 15일 영암농협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영암문화원(원장 김한남) 주관으로 열린 이날 영결식은 산악회 임원, 가족, 친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암해병전우회(지회장 안중한)의 추모의전 속에 추모묵념, 임상문 부원장의 고인에 대한 업적보고, 김한남 원장의 조사, 신락현 전 산악회장의 추모사와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김한남 원장은 조사를 통해 "영암문화원을 맡아 20년 동안 일군 업적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불굴의 문화 투쟁사였다"면서, "확고한 신념과 불타는 열정으로, 알뜰하고 정성어린 운영과 과묵한 실천력으로 이룩해놓은 큰 공적들은 영암의 민주화 운동과 문화원의 역사에 오래 남아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날 영결식은 김한남 원장과 김석균 종친대표가 호상을 맡았으며 16일 새벽 발인해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영면에 들었다.
한편 홍익대 미술학부 서양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재학 중 국선에 4차례 입선했고, 목우회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고고학에 심취한 신문사 친구에 이끌려 월출산의 문화유적을 찾아 나섰으며, 그길로 고향에 정착해 영암군산악회를 만들고 월출산을 샅샅이 뒤졌다. 등산로를 정비하고 문화재를 발굴해나가는 과정에서 용암사 터에서 '마애여래좌상'을 발굴해 국보(제144호)로 지정하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고인은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에 연루돼 옥살이를 한 탓에 평생 오른손이 불편했다. 영암군번영회장, 월출산국립공원 영암군지부장, 5·18기념재단 영암지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1987년 7월부터는 영암문화원장을 맡아 영암의 역사문화 진흥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국적인 문화축제로 자리잡은 '왕인문화축제'와 악성 김창조 선생을 기리는 '현의 축제' 등의 기반을 다졌고, 도포제 줄다리기를 비롯해 '장부질노래', '갈곡들소리' 등 향토민속의 발굴 및 재현에 성공해 남도문화제 최고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런 공로는 정부도 인정해 대한민국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고인이 월출산 자락에 세웠던 '희규미술관'은 군 단위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운 미술관이기도 하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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