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진흥을 위해 축산과까지 신설한 군이 한우브랜드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 성급하게 브랜드 통합선언부터 할 일이 아니라 분위기 조성과 두 조직의 정비부터 추진했어야 옳다. 이를테면 매력한우에 대한 경영상태분석이 선행되었어야 했다. 녹색한우월출작목반 회원들의 의견도 정확하게 파악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각자도생’하고 있다고 표현해야 맞을 매력한우 조합원들의 면면이 과연 통합에 장애요인이 되지나 않을지도 신중하게 검토했어야 했다. 한우사육농가 한 곳 한 곳이 이미 기업체를 방불케 할 정도로 성장해 있는 상황에 두 브랜드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당근과 채찍이 과연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 더 급했다는 얘기다. 이런 준비 없이 브랜드통합이 기정 사실인양 선언해놓고 양측이 만나도록 했으니 답은 빤했다.
실제로 그동안 한 두 차례에 불과한 만남에서 양측은 매력한우영농조합의 경영 상태를 놓고 설전만 거듭했다. 매력한우 측은 현재 재무 상태와 관련해 영업이익률, 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 등 모든 지표에서 어려운 상태임을 공개하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했으나 기회가 없었다고 말한다. 녹색한우는 통합을 위한 출자를 위해서는 재무 상태 공개는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양쪽 모두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폭로 내지 흠집 내기 같은 불협화음만 낸 것이다. 이는 양쪽 추진위원들이나 중간에 낀 영암군 모두의 잘못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영암군은 통합을 위해서는 양쪽 모두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선결조건이었던 만큼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어야 마땅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한우브랜드 통합이 이렇게 무산됐지만 당위성은 여전하다. 이젠 서두를 필요가 없게 된 만큼 사전준비 작업부터 다시 할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다만 진지하고 신중할 일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