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전통시장 나르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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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전통시장 나르美들

영암·신북·시종·학산 등 4개 전통 5일시장 운영 '나르美 서비스' 큰 호응

농촌인구 고령화 대응 및 전통시장 활성화 계기 일자리 창출 등 효과도 만점

"엄마! 무거운 장(場)짐은 제가 들어 드릴게요."
겨우내 기다렸던 눈이 입춘(立春)도 훨씬 지나 폭설로 내린 지난 2월 17일 시종장날.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장 곳곳 장(場)짐을 든 전통시장 이용객들을 살펴보던 강연화(55·만수리)씨는 한 어르신에게 달려가 "엄마! 장짐 무거우니까 제가 들어다 드릴게요."하며 말을 건넨다.
친근하게 다가서지만 처음에는 이렇게 말하고 다가가면 경계하는 표정으로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 한다. 대가를 요구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즈음 전통시장을 찾는 어르신들 가운데는 '나르美'제도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꽤 알려져 있다.
"아직도 간혹 나르美를 모르는 경우가 있어 아쉽고, 따라서 좀 더 홍보는 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무거운 장짐을 원하는 곳까지 들어다준 뒤 어르신들이 기뻐하며 연신 고맙다고 말할 때면 피곤함도 잊을 정도로 즐거워요. 특히 어르신들이 있어 이런 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제가 오히려 더 어르신들에게 감사해야지요."
영암군이 특수시책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통 5일시장 '나르美 서비스'가 이처럼 어르신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며 정착해가고 있다.
전통시장 나르美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희망근로사업으로 시범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호응이 좋아 올해부터는 신규시책으로 자체예산 1억7천500만원을 확보했다. 영암 5일시장에 9명, 신북 5일시장에 8명, 시종 5일시장에 8명, 학산면 독천5일시장에 9명 등 모두 34명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는 영암 5명, 신북 4명, 시종 4명, 독천 5명 등 4개소에 65세 미만 기간제 근로자 18명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 나르美들의 근무시간은 장날 하루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한 달에 6일 가량 운영된다. 말 그대로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나 장애인, 임산부, 많은 양의 물품을 구매해 이를 옮기기 어려운 이용객들이 장터 곳곳 구간 구간에 설치된 호출용 벨을 누르면 상인회 사무실에 대기하고 있던 주황색조끼를 입은 나르美들이 즉각 출동해 이용객이 원하는 장소인 버스터미널이나 승강장, 차량이 주차되어있는 주차장까지 장짐을 배송해준다.
이를 테면 날로 고령화해가는 농어촌의 실태를 감안해 이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시책이자, 전통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시책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군은 장짐을 든 어르신들과 동행하는 농어촌 버스 승·하차 도우미제도까지 운영할 계획이지만 이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인력 확보가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 그만큼 요즘 농어촌에도 일할 사람들을 찾기 어려운 현실의 반증이다.
전통시장 나르美 서비스 업무를 맡은 군청 투자경제과 전덕삼 지역경제팀장은 "나르美 서비스를 제공받고 흐뭇해하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홀로계신 어머님 생각이 많이 든다"면서, "장날이면 신북, 시종은 하루에 40∼50건, 영암, 독천은 150∼200건 정도 호출용 벨이 울릴 정도로 이용객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팀장은 또 "나르美 서비스가 고객들 입장에서 장보기 편하고 다시 찾고 싶은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해 침체되어가는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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