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 되새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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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 되새기길

전동평 군수가 얼마 전 한 지역방송 인터뷰를 통해 올해 몇 가지 사업구상을 밝힌 모양이다. 요약하자면 월출산 氣찬랜드에 민속씨름역사문화공원을 만들어 씨름 관련 역사관과 교육관, 전지훈련장 등을 갖추겠다는 계획과 함께, 초·중·고교에 씨름부를 만들어 영암군이 대한민국 민속씨름의 맥을 잇고 전통을 발전시켜 나가는 지역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트로트가요센터 건립으로 영암군이 트로트 메카가 되었다며, 올해는 2차 사업으로 트로트아카데미를 건립하고 대공연장과 영암아리랑가요제를 만들어 트로트 인재를 발굴 육성해 스타로 키우는 일까지 하겠다고 공언했다. 심지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트로트아카데미 건립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기로 약속했다는 사실도 공표했다. 트로트 관련 사업은 당연히 국가가 해야 될 사업인데 그동안 영암군이 추진해왔기에 이제는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상식적이라면 군수의 이런 사업구상에 군민이나 공직자들은 반기고 나설 일이다. 하지만 상황은 반대였다. 상당수 공직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언급된 사업들이 타당성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은, 그야말로 군수의 '나 홀로' 구상 수준이어서다. 실제로 민속씨름역사문화공원은 지난해 말 의회의 제3회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타당성조사 용역비 4천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법으로 정해진, 사전에 용역을 추진할지말지를 심의하는 절차도 제대로 밟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당시 담당과장은 박양우 장관이 국·지방비 매칭비율을 '3대7'에서 '7대3'으로 조정해주기로 약속했다는 언급을 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국·지방비 매칭비율은 장관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트로트아카데미 국가사업 추진에 대한 의구심도 같은 맥락이다. 씨름부 창단은 가장 중요한 학부모 여론수렴이 빠져있다. 전남도나 전남도교육청과 협의도 필수다.
우리는 전 군수가 제41대 영암군수에 당선되었을 때 취임사에서 강조한 말을 생생하게 기억한하다. '꿈을 혼자서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모두 함께 나누어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전 군수는 아프리카의 격언도 인용한바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하지만 그동안 전 군수가 그동안 보여준 행보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이 우리의 느낌이자 주장이다. 한 지역의 미래를 책임진 군수니만큼 남다른 구상은 필요하다. 하지만 적어도 실·과·소장들과는 공유할 줄 알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단' 아니면 '꿈'이 되기 십상이다. 군수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군민, 공직자들과 함께 꾸어야 하고, 함께 가야 미래를 볼 수 있음을 상기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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